전국을 철도로 일주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주마간산식의 여행이 되는 것을 무릅쓰고 기차로만 거의 4000km의 대장정을 펼쳤던 2007년 8월 4일 ~ 10일, 7일간의 기억들. 그 때 갖고 있던 새내기의 풋풋함(?)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지만, 전 계속 그 때를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2008년에는 어떤 방식으로 떠나 보려고 해도, 시간과 돈이 허락지를 않더군요. 그래서 그 해는 어쩔 수 없이 쉬었습니다. 그 동안 아르바이트 좀 하고, 학생회실 출근도 하고... 그렇게 2008년은 약간은 허무하게 지나갔지요.
그리고 온 2009년. 올해는 진짜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좀 많이 해 놓았습니다. 2007년에 제대로 타 보지 못했던 구간도 파악해서 다 답파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 보고, 또 나름대로 제 개인 일정과 맞추어 금전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여행 계획을 준비해야 했으니까요. 이번 여행 계획은 그런 면에서 나름대로는 최적의 여행계획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걸리는 것이, 그 때는 같이 갈 사람이라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저 혼자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사실 하계입영훈련 들어가기 전에 같이 갈 사람도 다 구해 놓았고, 대략적인 일정도 다 짜 놓았는데... 각자 엄청나게 바빠지는 바람에 결국 그 계획이 파토나 버렸습니다. 뭐 어쩔 수 없는 거지요.
덕택에 당초 계획했던 것과 일정이 틀어졌고, 전체 일정의 3분의 2를 갈아엎었습니다.
구체적인 동선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에는 여러 가지 사유들로 인해 충분히 변경이 발생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전체적인 틀은 바뀌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1일차 - 8/6(목)
#1033 (서울 10:55 → 마산 15:50)
일단은 마산에 가서 야구 경기를 봅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마산에서 경기를 갖는 건 1년에 딱 여섯 차례. 마침 이번 스케줄과 롯데의 마산행이 겹치는 바람에, 당초 부산으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해 곧바로 마산으로 이동합니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에서 자꾸 '마산성지' 그러길래 도대체 어떤 곳인가 정말 궁금했는데요, 이번에 한번 궁금증을 풀어 보렵니다.
야구 경기를 본 후, 버스를 이용해 부산에 가서 몇몇 동호인들과 오랜만에 만날 시간을 갖습니다. (철도를 이용하려니 돌아가기도 하거니와... 결정적으로 돌아갈 차가 없습니다.) 시간적인, 혹은 공간적인 이유로 저와 온라이상으로는 교류가 잦으나 만나 보지는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Lyubishev 님을 오랜만에 뵙게 되겠군요.
#1984 (목포 18:15 → 광주 19:41) or #1974 (목포 18:40 → 광주송정 19:46)
③
#1953 (부전 13:00 → 광주송정 19:46)
작정하고 열차만 타는 날? 이라는 대략적인 컨셉입니다.[각주:1] Railro Project 2007에서는 경전선 구간을 나누어서 탔었죠. 그 때는 목포에서 부전까지 직통하는 열차가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목포에서 부전까지 직통하는 열차들이 부활했습니다! 그렇기에 한번 도전해 보려 합니다. 근성시승의 그 길로.
열차시각표를 확인해 보니, 가능성이 3개 정도 열려 있습니다. 웬만하면 ①안이나 ②안을 택할 예정입니다. ②안이 직통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간격이 20분도 안 되는 것으로 봐서는 그 열차 그대로 목포 쪽으로 향할 것 같군요. 정 힘들다면 ③안을 택하겠지만,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나저나, 이날 먹을 것은 웬만하면 전날 다 사 놓아야겠군요. 안 그러면 엄청나게 힘들 것 같습니다. =_=...
2일차에는 후배 집에서 머무는 것으로 나름대로 계획을 잡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무려 주말인 토요일에 3일차를 맞게 되지요. 3일차에는 이동 스케줄을 심하게 잡아 놓을 경우에는 무조건 ‘메뚜기질’을 해서 가야 하는 등 (혹은 좌석조차도 없어서 입석크리를 겪게 되겠죠) 상당한 애로사항을 겪게 됩니다. 그런고로 제가 짜 놓은 3일차 이동 스케줄에서는 이동시간이 좀 늦습니다. 일반적으로 토요일 밤의 서울 방향 열차는 승객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게다가, 최종 목적지가 제천이기 때문에 편하게 앉아 갈 수 있으리라는 나름대로의 계산도 이 동선계획에 일조했습니다. 다만, 이 이동일정이 보다 빨라질 경우에는 뭔가 다른 일을 할 만한 여유도 있는 셈입니다. 이 날의 일정 계획과 실제가 얼마나 달라질지는 한번 지켜볼 일입니다.
그나저나 이번에 임시로 편성되는 광주발 강릉행 열차를 타고 제천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만, 뜻대로 안 되는군요. 열차가 금요일에 운행하다 보니까요. 에휴.
이 날의 일정은 사실 정확히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심하게 고민중인데, 영주에 잠시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가서 일정을 소화할 것인지가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①-A의 일정을 택하나 ①-B의 일정을 택하나 영주시내에서 나오는 시간은 비슷할 듯하군요.
다만, 이 날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무조건 서울로 돌아갑니다. Railro Project 2007 때도 느꼈던 거지만, 1주일치의 짐을 모두 들고 나서면 몸이 많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하루 정도는 집에서 쉬려고 일정을 짭짜 봤습니다. 다만 6일차가 걱정되는군요.
이번 Railro Project 2009의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포인트일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것은 이 날의 일정 설명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Railro Projcet 2007과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여 주어야 하다 보니까요.
1) 새로이 이설된 장항선을 건너뛰기 승차 방식으로 지나갑니다. 일단은 누리로 열차를 타고 아산역으로 가서, 아산 - 대천 간 셔틀열차로 운영중인 RDC 동차를 탑승해 보고, 또 거기에서는 승객들이 잔뜩 빠진 후의 새마을호를 타고 익산으로 이동한다는 나름대로의 스토리라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통해 해당 구간 내부에서의 승차 패턴이 어떤 방식으로 나오는지에 대한 리뷰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오랜만에 섬진강 기차마을에 들어갑니다. 개인적으로는 2006년 2월에 한번 마음먹고 가 봤다가, 지갑이 여수까지 여행을 떠나 버리는 통에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돌아와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게다가 아직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듯한 모습이 가득했던 섬진강 기차마을에 실망까지 할 수밖에 없었죠. 과연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코레일투어서비스가 관리하는 섬진강 기차마을 웹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그때보다 많이 나아진 것 같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실상은 눈으로 목격해야 보이겠죠?
그나저나, 서대전 주변에 잘 곳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다시 기차를 타고 대구 방면으로 가든지, 아니면 아예 논산이나 계룡쯤에서 내릴 것 같습니다.
5일차 일정 때문에 조금은 복잡해 보입니다. 일단 "철도문화체험" 행사장을 열어 두고 있는 연산역에 들릅니다. 사실 연산역 카페의 철도문화체험 설명을 참고해 보시면 알겠지만, 이 시간대에 연산역으로 이동하면 철도문화체험은 꿈도 못 꿉니다. 너무 이른 아침 차라는 거지요. 사진이라도 건져 볼까 하는 목적에서 한번 들어가 보려고 일정에 넣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전을 거쳐 대구로 이동하지요. 이 날은 5일차에 ②번 일정을 택했을 경우에는 대구에서 쭉 머물게 됩니다. 만일 5일차에 ②번 일정을 택하지 않았더라도, 저녁에는 대구에 있을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여행에서 포인트는, 과연 여기의 일정이 몇 퍼센트나 제대로 지켜질까입니다.
요새 제가 많이 게을러진 게 문제가 될 수 있는는 거지요. 어떻게 하계입영훈련 때 05시에 잘도 일어나던 사람이 갔다 오고 나니 10시~11시에 일어나고 그런답니까. 에휴.
이런 부분들만 극복된다면, 나름 이번 프로젝트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건투를 빌어주세요. :D
사실 Railro Project의 목적 자체가 “작정하고 열차 타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이번 일정에서는 2일차와 6일차가 피크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