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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멀리 떠날때/071123 장항선유람

장항선 답사踏寫 pt.1 [20071123] - (3) 학성역에 가다

좀 여행기가 늦게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필름스캔은 12월 1일 토요일에 했습니다만, 필름스캔 파일 정리하기가 좀 귀찮았습니다.

다행히 학성역에서 찍은 사진들은 전부 살아남았습니다.
필름스캔된 사진들은 전부 리사이징되어, 480 * 312 사이즈입니다. (코스트코에서 필름스캔을 하니 이렇게 해주더군요. 3:2에 가깝기는 한데, 조금은 불만스럽습니다. 제가 직접 학교에서 필름스캔을 하면 1800 * 1200으로 해서요. 뭐, 싸니까 그냥 그렇다 칩시다.)
이제 여행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지요.
2편의 선장역 사진들은 곧 업데이트될겁니다.

혹시나 건널목 순서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틀린 정보가 있을 경우에는 지체없이 덧글로 알려 주십시요. 반영하겠습니다.

2007. 12. 04.
Korsonic.

장항선 답사踏寫 Part 1. (3) 학성역에 가다

S05. 학성역 가는 길
길은 도보로 가야 했다. 정말 이른 아침에 답사를 온 것이 다행스럽게 생각될 정도였다. 약간은 찬 바람이 피부에 닿기는 했지만, 피곤과 상쾌함이 섞였던 아침.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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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침이었다.

선장역에서 학성역으로 가는 길에는 건널목이 3개가 있다. 1개가 그나마 규모가 조금 큰 것이고, 나머지 2개는 정말로 자잘한 건널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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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이는 건널목, 신성1 건널목.

건널목에 거의 다다랐을 때쯤, 주변의 건널목이 딩동딩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멀리서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곧바로 건널목 반대편으로 달려가 구도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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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기 새마을 PP 한 대.

열차는 떠나가고, 우리는 또 발걸음을 재촉했다.
장항선은 정말 '한국의 곡선'이 인상적인 곳이다. 길을 가다가도 인상적인 곡선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2005년 10월 11일, 천안아산역 근방 구 장항선 선로에서 본 곡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비슷한 곡선들을 이러한 농촌에서 보게 되니 기분이 조금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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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건널목, 신성2 건널목.

열차는 우리가 걸어가는 와중에도 계속 오고 갔다. 조용한 시골에서 듣는 열차 소리. 이것이 기찻길 주변의 낭만이라면 낭만일까. 다만 그것은 도시인에게만 국한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하루이틀 들어야 낭만이지, 매일 이 소음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기차 소음이 썩 좋게 들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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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장항 가는 객차형 새마을호.

이쯤에서 필름 한 통을 다 쓰게 되었고, 나는 필름을 교체하면서 가야 할 길을 계속 갔다.
레이딘경은 학성역으로 갈 때 기찻길을 따라가다가 농로를 따라갔다.(따라하지 말 것을 권한다. 정말 위험한 방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변의 지형을 눈으로 보고서는 경로를 조금 달리하였다.
우리는 기찻길을 조금 벗어나 시골길을 걷다가 기찻길 주변의 농로로 붙는 것도 크게 문제될 정도로 돌아가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길을 걸어 보니, 예상이 그리 크게 틀리지는 않은 것 같았다. 조용한 농촌도 감상하고, 또 그 주변의 기찻길까지. 나름대로 주변 풍경을 완상하면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기찻길을 벗어났다가 논두렁을 따라 농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골치아픈 일이 있었다. 바로 도깨비바늘의 존재-_-....
편한 차림이었지만, 갈대숲을 헤치면서 도깨비바늘이 정말 많이 붙어 있었다. 그 차림 위에 입은 코트에도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나는 깜짝 놀랐다. 도깨비바늘 때문에 걸어다니면서도 따가움이 계속되다 보니, 나는 학성역으로 계속 걸어가면서 도깨비바늘을 하나하나 떼어 나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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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성역에 거의 다 왔다. 학성 건널목.

이제 정말 학성역에 거의 다 왔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힘을 내면서 도깨비바늘을 떼고(-_-;;;) 학성역에 접근했다.

S06. 학성역에서

학성역 주변의 역목들. 그 사이의 빈 공간을 통해 우리는 학성역에 들어갔다.
우리가 이렇게 들어가기는 했지만, 웬만하면 이렇게 하는 것은 추천할 일이 되지 못한다. 열차가 대부분 본선통과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주변이 안전함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혹시 학성역을 이 경로로 답사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주변을 확인하고 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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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온 다음 뒤를 돌아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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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진행방향으로 시선을 돌려서.

보면 알겠지만, 학성역은 선로가 3개다. 가운데가 본선, 나머지 2개는 측선들. 레이딘경의 여행기에서는 "학성역이 신호장이라 열차 대피를 위해 선로가 3개다"라고 되어 있었지만, 선로와 깬자갈, 침목 등의 주변 상태를 볼 때는 약간은 이야기가 다른 것 같다. 실제로 여객열차가 섰던 승강장까지 구비되어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물론 여객영업이 중지된 지금은 화물열차가 대피하기 위해 학성역 측선으로 들어오기도 하기는 한다. (실제로 여기에 대한 사진을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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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양측에 승강장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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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학성역. 무배치 간이역이 된 이후 계속 이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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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기점 25.8km. 그런데 저기 있는 저 이상한 물건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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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방향을 보면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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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는데 마침 열차가 하나 들어온다. 그래서 찰칵.

정말이지 학성역은 특이한 곳이었다. 왜 사람들이 학성역에 사진을 찍으러 많이들 오는지 이제는 대충 알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답사한 간이역들 중 이런 선로구조를 가진 곳은 처음 보았다. 하기야, 처음이라 그런가. 아니, 기차 타고 지나갈 때도 이런 역은 보기 힘든 것 같은데...)
학성역사는 바로 앞으로 나와서는 마을로 갈 수 없다. 진입로는 역사를 나와서 좌측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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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역사. 앞으로도 열리지 않을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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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성역사가 나무들 뒤로 보인다. 그러니까 이건 학성역에서 진입로를 따라 내려와서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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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성역 밑 굴다리. 여기에서 싱하형이 나오리란 기대는 버려라. 학성역 안내판이 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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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성역 앞에 있는 죽산2리 마을회관. 역과 지명의 불일치?

학성역에서 사진을 거의 찍었으니 이제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해야 할 때.
우리는 선장역에서 오솔길을 제대로 찍지 못했으니 선장역으로 다시 걸어돌아갈까, 점심 약속이 있어 일찍 돌아가야 할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택시를 부를까 하다가 결국은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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