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끔 멀리 떠날때/071123 장항선유람

장항선 답사踏寫 pt.1 [20071123] - (1) 꼭두새벽부터의 발걸음

이번 장항선 답사 여행기는 이제까지 구성했던 다른 여행기와는 조금 다른 구성을 짜 보았습니다.
일단은, 각 역에 대한 답사였던 만큼 역의 정보도 추가하기 위해서 "내일로 프로젝트"의 구성을 따르도록 짜여졌습니다. 대부분의 역들은 여행기에서 별도의 장으로 구성하였지만, 사진이 상당히 많고, 여행기를 길어지게 만들 우려가 있는 역(아산, 온양온천)에 대한 소개는 그 역에서 찍은 사진들을 따로 정리한 링크를 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철도" 카테고리로 가겠지만, 나중에는 "역" 카테고리로 가겠지요.

지금 제가 파일로 보유하고 있는 사진의 수도 상당히 적습니다. 실상 지금 여기서 글을 쓰고 있는 11월 27일 현재, 필름스캔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필름 7통(전부 Fuji Superia 400/24)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무지막지한 양이지요. 이게 다 이루어져야만 여행기나 역 소개에 사진들이 제대로 실릴 수 있을 듯합니다.

2007. 11. 27.
Korsonic.

장항선 답사踏寫 Part 1. (1) 꼭두새벽부터의 발걸음

S01. Prologue

전날 KORAIL 본사에 갔다가 친구 집에서 잠을 자지 못하고 동방마트 앞의 찜질방에서 잠이 들었다.
PC방을 갔다가, 군것질을 좀 했다가 찜질방에 들어가니 23시. 어쩌겠는가. 이 상황에서는 그냥 씻고 잘 수밖에는 없었다. 누워서 잠을 청한 때가 00시였다. 그런데... 자는데 다른 사람들의 코 고는 소리가 너무 크다. 중간중간 깨다가 결국 04시 반쯤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싶어 그냥 몸을 일으켜 버렸다.
씻고 나와 보니 05시 07분이다. 미치겠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전의 새벽은 고요했다. 덕택에 나는 길거리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었다.

이 새벽에는 정말이지 할 것이 없었다. 그 시간에 식사를 하기도 뭐했고, 또 그냥 역 벤치에 앉아서 잠을 청하기도 뭐했다. 그 땐 정말 쌩쌩했으니까. 일단 난 역으로 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각 방향으로 출발하는 무궁화 열차만 떠 있다.

KTX 첫차를 타기까지 아직 시간은 너무나도 충분히 남아 있었다. 호객꾼들이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역 광장을 가로질러 어느 김밥집에서 김밥 한 줄을 샀다.
할 일도 없겠다, 플랫폼도 개방되어 있겠다, 표도 있겠다. 그래서 난 06시에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S02. #332 (대전 06:20 → 천안아산 06:41) / #1551 (아산 06:52 → 온양온천 07:02)

내가 타야 할 #332는 아직 도착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동대구에서 오는 #912가 #332로 그대로 운행하기 때문에[각주:1] 아직 KTX열차는 서울 방향 플랫폼에 없었다. 플랫폼을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또 배가 고프다. 그래서 플랫폼에서 우동 한 그릇을 비웠다. 우동 한 그릇을 먹는 사이 열차가 들어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 왼쪽에는 광주행 무궁화, 오른쪽은 서울행 KTX.

3번 플랫폼에는 광주행 무궁화, 4번 플랫폼에는 서울행 KTX. 둘 다 출발시각이 동일했다. 나는 대전선과 경부선이 선로를 공유하는 줄 알고 의아해하면서 열차에 올랐다.
06시 20분, 열차가 출발한다. 저걸 찍고 18호차로 걸어가 열차에 오른 나는 조금 지난 후 놀라운 광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옆에 무궁화호가 같이 출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선로가 다르긴 달랐구나-_-...

열차는 조용히 질주했고, 06시 41분에 나는 천안아산역에 내릴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타는 사람이 은근히 많다. 통근으로서의 수요는 충분한 듯.

아산역으로 가서 열차를 갈아타려고 플랫폼 뒤로 가 보니, 2005년 10월 11일에 사진으로 천안아산역의 기록을 남겨 놓았다는 것이 정말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바로 그 위치에 환승통로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환승통로다. KTX-일반열차 간에 "환승통로"가 설치된 것은 여기가 처음.

내가 아산역에 발을 디딘 것은 처음이었다. 아산역은 확실히 이전까지 내가 알고 있던 장항선 역사들과는 이미지가 달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산역에 내려오자마자. 구조물 사이로 환승통로라. 뭔가 재미있었다.


이 이상 아산역에 대한 설명은 다음 페이지에서 하기로 한다.
20071123. 장항선 아산역 (링크 추가 예정)

아산역의 이곳저곳을 촬영하고 나는 #1551에 올랐다. 개인 사정상 내가 대전에서 출발하기로 되어 있던 바람에 동행하는 사람들과는 이 열차에서 합류하기로 되어 있었다. 우리는 성공적으로 합류하였다.
어차피 좌석으로 앉아서 가 봤자 10분이었고, 발전차가 앞에 있었다는 것을 안 우리는 뒤에 가서 열차가 지나가는 선로와 풍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열차는 아산역을 벗어난다. 아직도 어둑어둑하다.

10분여 동안 기차를 타고, 우리는 온양온천역에 도착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역에서 좋은 사진이 나왔던 것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역시 이 이상의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을 올려 하도록 하겠다. 여행기에 하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다.
20071123. 장항선 온양온천역 (링크 추가 예정)

S03. 403번 버스 (온양온천역 → 도고 KT연수원)

온양온천역 이곳저곳의 사진을 찍고 우리는 버스를 타러 가기로 했다.

300번대 버스 노선은 전 노선이 신창역 앞을 경유한다.(신창면사무소 앞에서 내리면 된다)
학성역에 가려면 350번을 타고 죽산2리에서 내려야 한다. 나머지 300번대 버스(문제는 그마저도 학성역 이상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아산시내버스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는 학성역 주변 길을 지나기는 하지만, 학성역까지 어느 정도 걸어들어가야만 한다. (15분 정도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400번과 401번을 제외한 400번대 버스는 전부 선장, 도고온천 방향이다. 그냥 버스를 타고 가다가 도고온천에서 내리면 된다. 필자는 KT연수원 전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 (혹시 그 정류장 이름 기억하는 사람 있으면 덧글 남겨 주었으면 한다. 솔직히 몰라도 되기는 하다. 내부 전광판이 친절하게 다 되어 있으니.)

시각표는 아산시 홈페이지에 있으니 클릭해서 보면 된다.
아산시내버스 시각표 클릭

그런데 우리는 이 사실을 대충만 알고 있었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나마 아산에 외가가 있는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시행착오는 우리로 족하기에 필자는 여행기에서 역들을 어떻게 찾아가는지를 공개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고 가는 403번 버스.

도고행 버스다. 당초 계획은 학성-선장-도고온천 순으로 답사하는 것이었는데, 계획은 여기에서부터 엄청나게 틀어져 버렸다. 아주 이른 시간에 온양온천에 도착한 터라 "그냥 신창도 갈까" 하는 마음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는데, 400번대를 타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어 버린 상황. 덕택에 우리는 당초 계획대로 답사를 진행하게 됐지만, 학성역이 아니라 선장역부터 답사를 시작하고 말았다. 결국 이 사태는 소요 비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버스를 탑승할 때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필자는 대학생이기는 하지만 아직 만 19세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T-Money를 그대로 들고 가서 버스를 탑승하니, 청소년이 찍히는데... 기사 아저씨가 "너 몇살이야" 하며 물어본다. 서울과 아산의 청소년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830원인데, 결국 420원 더 찍으라고 해서 1050원을 내고 도고로 가게 되었다. (대학교 학생증 안의 U-Pass를 찍은 동행자 한 사람도 청소년이 찍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분명 U-Pass와 T-Money의 청소년 기준은 다른데다, 그 사람은 이미 만 19세를 넘었는데...)

우여 곡절 끝에 우리는 조용히 버스를 타고 20분쯤 가서 KT연수원에서 내렸다. KT연수원을 지나 버리면 선장역 가는 길은 굉장히 먼 길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듯 개인적으로는 이 전 정류장에서 내리는 것을 권하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 익숙한 광경이었다. 대학교 새터 갔던 바로 그곳 아닌가;;

정류장에서 내리니, 새터 장소였던 토비스 콘도가 눈 앞에 펼쳐졌다. 잠시 놀라움에 사진을 찍고는,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지 않으면 선장역으로 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1. #912는 동대구에서 05:10에 출발하여 대전역에 06:08에 도착하는 열차이다. 일반인들은 이 열차의 존재를 잘 모른다. 선로 점검차 운행되는 열차이기 때문에, 일반에 표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역에서 이 열차는 #332로 바뀌어 대전발 서울행 열차로 운행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