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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정책평가

서울도시철도공사 차내노선도에 관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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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공사(SMRT)에서 최근 교체한 차내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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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SMT)에서 그보다 더 전에 교체한 차내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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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3호선 스크린도어 노선도. 차내에도 똑같다.

최근 서울도시철도공사(SMRT)의 차내노선도가 바뀌었다.
"5678 서울도시철도"[각주:1]라는 명칭을 차내노선도에도 적용함과 동시에 지하철을 이용하여 갈 수 있는 명소들에 대한 안내도 해 놓고 있다. 이는 시민에 대한 안내 서비스를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분명 좋은 시도이다. 하지만 지적하고 싶은 몇 가지의 문제들이 있다.

우선, 내릴문 안내의 가독성이 굉장히 좋지 않다. 차내노선도를 보면 내릴문 안내가 역을 표시하는 동그라미 안에 ←, → 화살표 형태로 들어가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다른 역의 화살표와 헷갈려 버릴 가능성도 어느 정도 존재한다. 서울메트로처럼 동그라미/네모로 구분하든지, 부산지하철처럼 색으로 구분하든지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수도권에서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최초로 사용한 '2폼 3선식'[각주:2] 역에 대해서는 화살표 표시가 존재하지 않는다. 종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런 역에서는 대부분 왼쪽 문이 열린다. 자주 열리는 문 위주로 표기를 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또, '어디로 어떻게 환승하는지'에 대한 안내도 들어가 있질 않다. 비교 대상으로 놓은 서울메트로의 노선도를 함께 보자. 물론 깨끗하게 자기 노선만 표시하였으니 '난잡함'은 도시철도공사 노선도 쪽이 훨씬 덜하다. 하지만 '환승역'이라는 안내만 있지 어느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는 노선도를 보고 초행자들은 저 노선도를 보고 무슨 생각을 가질까. 아마 노선도를 만든 사람들은 '전체노선도를 봐라'라고 말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전체노선도라는 것도 일단은 해당 노선의 안내도를 보고서 봐야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다.[각주:3] 그냥 '환승역이다'라는 안내보다는 '몇 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라는 안내를 하는 것이 이러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훨씬 좋은 방법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노선도를 난잡하지 않게 표시하려 한다면 그냥 뉴욕지하철 같은 곳처럼 환승역에 노선번호와 노선색만 표시해 주면 될 일 아닌가.

이렇게 노선도를 바꿨으니 구두쇠(......) 도시철도공사[각주:4]는 4~5년 정도는 이 노선도를 그대로 사용하리라 예측된다. 오래 쓸 노선도라고는 하지만,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피드백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노선도 바꾼 지 몇 달 되지도 않아서 지금 노선도는 아직 구질구질하지 않고 깨끗하다.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최소한 깨끗하게 환승노선 안내 스티커라도 붙여야 하지 않을까.
  1. 이 명칭을 완전히 쓰면 "시민과 함께 행복한 5678서울도시철도"이다. 이것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시민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담은 비전 구호라고 한다. 2006년 6월 5일 선포된 이후 "서울도시철도공사"라는 딱딱한 명칭을 대신하여 쓰이고 있다. '서울지하철공사(SMSC)'에서 완전히 사명까지 바꾼 '서울메트로(SMT)'와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본문으로]
  2. |[플랫폼]|[플랫폼]| 형태이다. 가운데 플랫폼으로 열차가 들어오면 바로 나갈 수 있다. 중간종착에 유리한 구조이다. [본문으로]
  3. 아차산에서 용산역을 간다고 생각해 보자. 그 상황에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왕십리역에서 갈아타는 것이다. 노선안내도를 보고 전체안내도를 보게 되면 "왕십리역에서 용산-덕소선으로 갈아타면 가장 간단하게 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곧바로 전체노선도를 볼 경우에는 다른 루트들도 눈에 띄게 되면서 생각이 점점 복잡해지게 된다. [본문으로]
  4. 물론 일부 바뀌기는 했다지만, 이 분들은 2003년 분당선 개통 이후 신규 노선의 개통 러시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노선도를 최근까지 바꾸지 않았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