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부산에서 또 다시 국제철도물류전이 열렸다. (철도물류전과 모터쇼가 각각 격년제로 열리기 때문에, 올해는 철도물류전의 해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를 보기 위해 난 Y와 함께 부산에 내려간 것이었다. (...Y를 '끌고' 간듯한 이 말투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미 이 전시회에 공개될 것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정보가 수집된 상태. 그 덕분에 어찌 생각하면 이번 전시회는 좀 김이 샌 전시회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본 많은 것들은 나에게 상당한 흥미를 주었다. 여기에서는 내가 사진을 찍은 것들에 대해서만 설명을 하였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다른 아는 동호인 등에게 물어보시라...
이번 물류전 최고의 기대작, KTX-II.
이번 철도물류전 최고의 화제작, KTX-II이다. 첫날에 갔던 사람들이 DC 철갤에 글을 올려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train&no=18258) 하지만 저 목업(실제와 비슷하게 만든 모형)차량은 "동력차 일부 + 특실객차 일부"니까 실제로 저렇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차 내부에 들어가 보니 한국철도공사, ROTEM 등에서 KTX-II 내부 디자인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내부의 디자인은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고, 그래서 대부분 거의 만족에 체크하고 나왔다.
한켠에선 이렇게 철도모형을 돌리고 있었다.
네이버로 검색을 해 보니, 네이버의 철도모형 전문 모 동호회를 초청해서 철도모형전을 열었던 모양이다. 상당히 긴 화물열차라든지, 기관차 단행이라든지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철도물류전에 왔던 많은 사람들이 이 모습을 굉장히 흥미롭게 지켜 봤을 듯하다. 하지만, 저건 정말 비싼 취미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생각하니, 씁쓸했다. (철도에 관련해서 난 오타쿠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곳에까지 돈을 쓸 배짱은 없다.)
ROTEM의 아일랜드 수출용 디젤동차.
KTX-II 옆에는 로템이 아일랜드로 수출할 디젤동차의 목업차량을 전시하고 있었다. 저것을 처음 보고는 정말 전동차인 줄 알았는데, 기계설비 부분을 보니 보이던 "FUEL TANK". 그래. 디젤차량 맞구나.
ROTEM이 캐나다 밴쿠버 시로 수출할 예정인 LRT.
차량 모형 안으로 들어가 전두부에서 밖을 본 사진. 탁 트였다.
로템은 철도차량 전문업체이다. 당연히 LRT(경전철)도 취급한다. 여기 보이는 차량은 캐나다 밴쿠버 시로 수출될 무인운전이 가능한 차량이다. 외부는 깔끔한데, 이 전동차의 전체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하기야, 조금 뒤에 사진으로 나올 우진산전의 부산지하철 3-2호선(...4호선이라고 부르는 게 옳을 듯한 노선이지만, 여튼 지금은 3-2호선.) 차량을 보게 되면 감이 잡힐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철도 우등형 차량 축소모형과 함께 설명이 되어있다.
이번엔 자기부상열차 축소모형과 그에 대한 설명. 조만간 대전에서 볼 수 있을 듯.
로템 사는 공간 관계상 목업 차량을 전시할 수 없는 차량의 경우 이렇게 축소모형이라도 제작하여 전시회에 전시하는 성의를 보였다. 하기야. 우리의 기술적 수준을 보일 수 있는 기회이니 이렇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2호선 신조차의 행선표시기 부분은 CMK에서 만들었나보다.
철도물류전엔 로템같은 메이저 업체들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부속품을 만드는 업체들도 상당히 등장한다. 지금 여기 사진으로 나온 CMK 사가 그런 회사이다. 지금 저기에 전시된 행선표시기의 경우 실제로 2호선의 2005년 신조차인 201~205, 257편성에 적용되어 있는 행선표시기이다. 설마 올해부터 대량으로 대차될 새로운 2호선 차량에도 저 표시기가 들어오는 것은 아닐까 싶어 겁이 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제발 폰트 좀...
화제의 차량. 우진산전의 부산지하철 3-2호선 차량.
부산지하철 3-2호선 차량의 목업이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되었다. 난 차량을 공개한다고 하니까 '아. 이 차량은 보나마나 로템에서 만들었겠군. 로템 따라갈 만한 회사가 우리나라엔 없으니 말야...'이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었는데, 알고 보니까 차량의 제작사는 우진산전이었다. 뭐 그래도, 정말 잘 만든 차량이었다.
고무차륜에 전기 공급방식은 제3궤도. 이거 철도 맞을까?
'경전철'이라고는 하지만, 이 차량은 고무 바퀴를 사용한다. 또 전기 공급방식은 영미권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3궤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직류 750V 전압이야 경전철이라면 대부분 그 정도의 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렇다고는 쳐도, 나머지에 대해서는 정말 우리나라 철도사에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올 것 같다. 하기야. K-AGT(한국 표준형 경전철)를 그렇게 추진하고 있었지... K-AGT가 이렇게 추진되게 된 것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서였을까.(제3궤도로 시공할 경우 터널 단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터널을 그렇게 많이 팔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차량의 내부. 운전대가 안보인다...?
사실 운전대는 저기 숨어 있었다.
부산지하철 3-2호선 차량은 무인운전을 염두에 둔 차량이다. 그래서인지 평상시에는 차량의 운전대가 보이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만일 수동운전이 필요할 시에는 저렇게 오른쪽의 뚜껑을 열어 수동운전을 할 수 있도록 제작사에서는 운전대와 TCMS(Train Control Monitoring System : 열차종합제어관리장치)를 넣어 놓았다. 운전실이 저렇게 개방형이지만, 실제로 이 차량이 영업에 투입될 땐 다른 지하철처럼 운전실을 칸막이로 막아 놓고 기관사가 운전하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부산 3-2호선 차량의 내부이다.
열차의 내부는 일반적인 지하철과 다를 바가 없다. 그냥 지방 지하철에 투입되는 중형 전동차와 크게 다르진 않은 듯한 느낌이다. 이건 소형으로 분류되려나?
공항철도 행선안내기, 그리고 위치LED.
우진산전은 원래 전동차 운행정보에 관련된 것을 많이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회사이다. 코레일 전동차의 LED 개조때 개조된 LED도 우진산전 제품이 많았고, 이렇게 차내 안내표시기 같은 것도 우진산전은 어느 정도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잘 모른다... 에휴.) 스크린도어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업로드하는 사진에서는 제외하였다.
한국화이바에서 전시한 TTX 객차 내부.
한국화이바에서는 TTX 객차 내부를 전시하였다. 불연재/난연재로 된 내부 구성, 그리고 시트 뒤의 LCD. TTX는 지금의 새마을호 수준으로 운행될 열차라고 하니, 이 정도의 내장은 갖춰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TTX를 돈 내고 타는 맛이 나지 않을까 싶다. 현재 열심히 시운전 중인데, 언제 영업운전에서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TTX 목업이 전시되었어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을텐데, 좀 아쉽다.
부산지하철 3호선 시뮬레이션.
마지막 사진. 부산지하철 3호선 시뮬레이션 기기이다. 실제와 똑같이 운전대를 재현했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몰렸다. 아무래도 BVT KOREA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옆에서 "하악하악" 거리지는 않았을까 싶다. 하기야. BVE는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는 시뮬레이션이고, 이것은 실제로 부산교통공사에서 만든 시뮬레이션이니까...
여러 모로 이번 박람회는 인상깊었다. 지방까지 내려가서 처음으로 제대로 참석한 박람회였고, 또 아직은 실제로 접할 수 없는 것들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2년 후에도 또 가야겠다 싶어지는 박람회. 2년 후에는 철도 관련 회사들이 무엇을 보여 줄까?
ps. 한국철도공사가 부스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큰 충격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들 그렇게 느끼는 모양이던데... 다음번엔 부스를 좀 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