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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sonic/남길거리

[목포] 지역 특색이 살아 있는 고양이 맛집, 손소영갤러리앤카페

2019년 3월 16일, 이 카페와의 첫 만남.

어느 순간 단골이 되어버려서 한 번쯤 리뷰 써드려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마음의 여유를 찾았는지 키보드를 두들깁니다.

사실 이 집은... 사장님의 고모인 손혜원 전 국회의원 때문에 굉장히 유명해진 집입니다.
사실 그 전부터 이 자리에서 사장님은 카페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손혜원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이 이 카페를 유명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재미있게 그 시점쯤에 저는 무안지사로 발령이 나서 서울을 떠난 상태였고,
광주를 베이스로 둔 상태에서 주변 동호회 친구들의 일명 '손혜원 투어'('19.3.16.~17.)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때 처음 본 카페의 모습은 이랬었어요.

2019년 3월 16일. 카페 안에 들어와서 찍은 사진입니다.

뭔가 아주 특별하지는 않으나 동네의 분위기를 '대표할 수 있는' 카페가 되어버렸네... 하는 것이
제가 그 당시에 이 카페를 보고 받은 첫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이 정도로 이야기가 끝난다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할 생각을 하지는 않지요.

때는 2021년 10월 31일. 광주에서 바람쐬러 간다고 차를 타고 목포 구도심으로 간 저는 겨울메뉴로 뱅쇼를 판다고 붙어 있는 메모지에 혹해 카페에 들렀습니다. 사장님에게 뱅쇼는 실제로 와인을 끓여서 만든 거라서 알코올이 들어 있다는 주의사항을 들었고, 그 때문에 조금 오래 머무를 생각이었습니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사장님은 원래 와인바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귀여운 고양이를 한 마리 만났습니다. 알고 보니 사장님이 기르는 고양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고양이가 귀엽고 좋아서 보기만 하면 기분 좋지만 고양이만 보면 늘 재채기 나오고 피부가 가려워져서 긁는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그런 저를 보더니 자신도 고양이 알레르기 때문에 약을 먹는다고, 자신이 처방받은 약을 주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남이 처방받은 약은 그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이 이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여 먹지 않습니다. 그리고 친하게 지내는 분 중에 고양이를 키우는 분이 있어서, 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고요.
그래서 사장님에게 그랬습니다.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죄송해요. 저 남의 약은 안 먹어요.
○○○라고 이 알레르기 약은 먹고 나서 효과가 바로 오니까, 다음번엔 알레르기 약 먹고 올게요.

 

그리고 그 해 12월 4일. 진짜로 저는 알레르기약을 먹고 다시 갔습니다!
알레르기 약을 집에다가 사놓고 깜빡 잊고 두고 오는 바람에 근처 약국을 수소문해서 알레르기 약을 또 사야 했던 에피소드가 있었긴 했는데, 어쨌든 고양이 알레르기를 겪고서도 다시 온 거 보면 제가 고양이에는 퍽 진심이었던 모양입니다.

이 카페에는 고양이가 냉이(♂)아가씨(♀) 이렇게 두 마리 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에 사장님이 안고 있는 고양이가 냉이,
그리고 밑에 있는 도도한 모습의 고양이가 아가씨입니다.
저 말고도 주변에서 이 고양이들을 예뻐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고양이 그림이나 사진 등이 카페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다만, 보고 싶다고 해서 매일 볼 수 있는 고양이는 아닙니다. 사장님의 설명대로면 매일 출근(?!) 하지는 않거든요.
제가 알러지 약을 이미 먹은 상태로 고양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가 허탕을 친 적도 몇 차례 있었을 정도니까요.

이 귀여운 고양이들도 고양이들이지만, 이 카페를 통해 이 지역에서의 특산품을 소개받기도 했습니다. 이 카페에서는 신안 압해도, 신안군청 앞에 있는 여민락방앗간에서 제조한 수제 넛바를 팔고 있습니다. 커피 마시면서 같이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다 보니, 주변에 소개해주기도 하고 실제로도 선물로 몇 번 사 가곤 했습니다. 실제로 여민락방앗간에 들러서 넛바 외에도 오란다, 누룽지바를 맛보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했고요.

어쨌든 사장님의 고모 때문에 목포 구도심은 다시 주목을 받았고, 2019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는 목포 구도심에서 이 카페같은 "갤러리&카페"들이 늘어나고는 있습니다만, 이 가게의 기여가 없었다면 지금의 모습이 과연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사장님과 친해지고 나서, 사장님하고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사장님은 종종 영화 등에 출연하십니다. 방문해도 안 계신 날이 간혹 있어요.)

"여기 정치인들 싸인도 많고, 실제로 한번 크게 이슈도 됐었잖아요. 정치인 맛집 아니에요 여기?"
"아닌데요. 여기 연예인 맛집인데요?"
 
손소영
직업
영화배우, 탤런트
소속
-
사이트
페이스북

 

그로부터 몇 달 쯤 있다가 "여기 정치인 맛집 아니냐"는 이야기를 장난삼아 다시 한번 했었는데,
이번에는 사장님이 "우리 집은 고양이 맛집인데요" 라고 하더라구요.
듣자마자 바로 수긍해 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자주 갔겠죠.

2021년 말에 박사학위 과정을 밟겠다고 학업계획서를 쓰고 있을 때.
그리고 2022년 연간에 있었던 일들로 많이 힘들었을 때, 이 가게에 방문해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노트북으로 글도 쓰고 하다 보니 심적으로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포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발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공간입니다.

잊고 지냈던 꿈이 다시 살아나는 과정의 한 페이지를 담당했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니만큼,
제가 서울로 발령('23.1.20.)나고 나서도 서울에서 집을 구하고('23.1.27.) 1주일치 짐을 챙기러 광주에 간('23.1.28.) 김에 친구와 함께 목포로 굳이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 집에 대해서는 반드시 뭔가 쓰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은 지키고 싶어 이렇게 글 하나 보탭니다.

목포 구도심의 특성상 오랜 시간 동안 열고 있을 수는 없는 가게입니다만, 특유의 아늑함으로 승부보는 가게입니다.
이제 저는 서울에서 근무하게 되어 자주 찾아가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무안공항에서 근무했을 때의 기억에 이 카페를 빼놓을 수는 없어, 목포에 갈 일이 생기면 꼭 들르려 합니다.

2023년 1월 9일 22시경, 주변을 지나칠 일이 있어서. 나름 분위기 있죠?

 

 

 

이 리뷰에 관해서는 어떠한 협찬도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분위기도 좋고 고양이 보기에도 좋아서, 무안에 있을 동안 회사 동료들에게 추천한 집이기는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