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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sonic/남길거리

'에어사이드운영'이 뭐예요? (2) - 에어사이드운영센터!

첫 번째 포스팅에서는 '에어사이드운영부'가 어떤 부서인지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이야기했죠.
이번엔 제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곳, 에어사이드운영센터 이야기입니다.

제 명함에는 부서가 "A/S운영센터 / 과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들 제 명함을 읽어 보면 여기 도대체 뭐하는 데냐는 말을 상당히 많이 합니다.
A/S운영센터의 정식 명칭은 에어사이드운영센터 이며, 에어사이드운영부와 항공사가 직접 교류하는 현장입니다.
예전엔 "항무통제실"이라고 했는데, 그건 저희 부서가 "항무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을 때 이야기고,
"에어사이드운영부"가 되었으니 "에어사이드운영센터"로 불리는 게 더 맞겠죠.
물론 뒷면으로 보면 Airside Operations Center 로 적혀 있기는 해서, A/S가 Airside 구나... 하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만,
A/S로 줄여놓으니까 앞면만 보면... 이하생략.

자. 그렇다면 에어사이드운영센터는 뭐하는 곳일까요. 그래서, 외부에 풀린 동영상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
※ 대부분의 내용은 김포국제공항 기준이며, 공항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일단 동영상에 나온 업무는 저희 쪽에서는 "데스크"라고 하고, 항공사와의 주기장 배정 관련 조정을 주로 합니다.
저는 이 데스크 업무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주로 "자동차로 생각하면 주차관리요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말하면 중요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하지만 수천억을 호가하는 항공기가 그 대상이 되니 그 스케일이 훨씬 크고 중요하다. 그래서 이렇게 공항공사에서 직접 관리를 한다."라고 설명해 주곤 합니다.

구분 기간
하계 스케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 ~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 (총 217일)
동계 스케줄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 ~ 익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총 147일)

* 하계 스케줄과 동계 스케줄 기간을 합치면 365일에 못 미칩니다. 1년 365일은 7로 나누어 떨어지지 않아요...

데스크 직원들은 주기장 배정에 대한 시즌(하계 및 동계 스케줄) 계획과 일일 계획을 모두 담당합니다. 직원들은 시즌 스케줄로 해당 시즌에 대한 주기장 배정의 대원칙을 확립해 놓고, 그 안에서 일일 단위로 기상 및 항공기 상황에 따라 항공기의 주기장 배정사항을 조정합니다.
또한 항공사 사정으로 주기장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 계류장관제소와 그 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역할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에어사이드운영센터 근무자는 특정 항공기에 대해 지연이 심각한 경우 당초 탑승교로 배정되어 있는 항공기를 원격 주기장으로 보내버리는 권한을 갖고 있고, 반대로 의전사항이나 장애인 탑승 등이 항공사에서 통보된 경우 그 항공기를 우선적으로 탑승교 주기장로 배정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김포공항의 경우 비즈니스 목적의 개인전세기도 많이 들어오는데, 데스크 직원들은 김포국제공항으로 입항하는 개인전세기에 대한 주기장 배정도 같이 합니다.
김포공항은 개인전세기의 입출항 절차를 별도로 수행하는 비즈니스항공 전용터미널인 SGBAC(Seoul Gimpo Business Aviation Center)가 있을 정도로 BizPort로서의 김포국제공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제선 개인전세기의 국내 수송을 대행하는 업체들이 있는데, 그 업체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일반 항공사들의 항공기 주기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주기를 허가하며, 조건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에어사이드운영센터 데스크 직원들의 중요한 역할은 에어사이드와 관련된 이례사항의 전파 및 공유입니다.
예를 들자면 이번처럼 제주국제공항의 기상이 좋지 않아 김포국제공항에서 이륙이 중단되고, 심지어는 출발했던 항공기가 되돌아오는(회항) 일이라든지,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해야 할 항공기가 악기상(주로 저시정입니다. 활주로 가시거리 - RVR, Runway Visible Range - 가 기준 미만인 경우)으로 대신 김포국제공항으로 승객을 내리기로 결정했다든지,
하다못해 공황장애로 인해 항공기를 멀쩡히 탑승하고 가는 승객이 이미 출발한 항공기에서 내리겠다고 해서 주기장으로 되돌아오는 일(주기장으로 되돌아오는 일 자체를 '램프리턴 - Ramp Return'이라고 합니다.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으로 유명해진 용어이지요.)이라든지.
평상시 에어사이드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해서 유관부서 및 기관에 전파하는 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 포스팅에서 동영상으로 다루었던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 점검처럼,
김포국제공항도 활주로 점검 및 계류장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이동지역 안전관리자가 있습니다.
이동지역 안전관리자는 관련규정으로 정한 최소 주기 이상의 일일 점검을 실시합니다. 이동지역 안전관리자들은 활주로 및 유도로, 계류장을 항공기가 아닌 노란색 차량로 다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입니다.
점검의 주기는 공항시설법 시행령 제47조(공항운영증명을 받아야 하는 공항 등) 및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교통부고시 제2022-349호) 제29조(점검주기)에 따라 갈리며, 요약하자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공항등급 기준 활주로 최소 점검주기
1등급(Class I) 국내·국제선 운항 및 최근 5년 평균 정규편 연간 운항횟수 3만회 이상 일 4회
2등급(Class II) 국내·국제선 운항 및 최근 5년 평균 정규편 연간 운항횟수 3만회 미만 일 3회
3등급(Class III) 국내선 운항 (부정기편만 운항하는 공항 제외) 일 3회
4등급(Class IV) 1~3등급이 아닌 공항 일 2회

※ 유도로, 계류장 및 그 밖의 포장구역은 전 등급 공통으로 일일 2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점검의 최소 주기이지, FOD(외부 물질에 의한 손상을 뜻하는 Foreign Object Damage, 또는 그 이물질 자체를 의미하는 Foreign Object Debris 의 약어)가 발생해서 관제탑의 출동요청을 받았다든가 하는 경우에는 수시로 출동을 나갈 수 있어, 근무자는 관제탑이나 계류장관제소의 무전을 청취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실상 데스크 직원들과의 공통업무에 가깝지만 이동지역 안전관리자는 이동지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업들을 관리합니다. 사전에 작업계획서를 제출받아 국토교통부(김포국제공항 항공정보실, 김포국제공항 관제탑)로 보내주며, 계류장 안전관리를 위해 현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작업들의 진행상태를 같이 확인합니다.

 

공항은 24/7 쉬지 않고 돌아가기 때문에 에어사이드운영센터의 업무는 교대근무자(변형 4조3교대 - 4조2교대라고 합니다.)들이 주로 수행합니다.
공항이 크고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는 김포, 김해, 제주공항은 한 팀에 3~4명이 근무하고 있고, 조금 작은 수준의 공항이어서 처리하는 업무에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에어사이드운영센터를 두고 있는 청주, 대구공항의 경우는 한 팀에 1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허드렛일을 주로 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에어사이드운영센터는 공항 에어사이드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현장입니다.
특히나 김포-제주 노선은 글로벌 여행 데이터업체 OAG의 2022년 가장 붐빈 항공노선 조사에서 단일 국내선 노선 기준으로 공급좌석 순위 1위를 기록한 노선이며, 김포-김해 노선도 (이 자료는 코시국을 감안해야겠습니다만)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2021년 가장 붐빈 항공노선 조사 발표 자료에서 공급좌석 순위 9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수많은 항공기들이 공항을 들락날락하고 있으니, 전 세계적으로도 보았을 때도 에어사이드운영센터는 결코 쉽지 않은 현장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쉽게 보이지는 않는 현장이니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공항의 안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