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8월 도쿄에서 했던 여러 고생들을 생각하니, 이때가 더욱더 그립다는 생각이 듭니다.
* 사실 사진은 조금 더 있고,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도 조금 더 있겠습니다만, 여기까지 하려고 합니다.
8월 간토 이야기도 쓰기는 해야겠고, 너무 오래 글을 끄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여서요.
아리마 온천에서 온천도 좀 해 보고. 본래 목적대로 육갑산에 오르러 이동합니다.
근데 길이 만만치가 않습니다-_-
이런 경사를 1km 이상 가야 하더군요-_- 웬만하면 아리마온천은 롯코산에서 넘어와서 가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몸이 덜 피곤하려면..
그나마 지름길도 좀 있고 하지만, 주말에 와서 다행이지, 평일에 왔으면 아마 한참 돌아가야 할듯.......
올라가니 약간 색다른 풍경이 반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산을 좀 올라왔다 그건가요.
사실 이번의 목적은 로프웨이와 케이블카(...) 탑승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케이블카"라고 불리는 것을 일본에서는 로프웨이(ロプウェイー)라고 부르고, 우리나라에서 "강삭철도"로 통용되는 것이 일본에서는 "케이블카"(ケーブルカー) 라고 불립니다. 사실 작동원리 생각해 보면 그렇게 헷갈릴 것까지는 없는 개념인데, 처음엔 종종 헷갈리게 되죠.
이번에 타는 로프웨이는 "롯코아리마 로프웨이(六甲有馬ロプウェイー)"로, 아리마온천에서 롯코산까지 이어 주는 로프웨이입니다. 배차 간격은 20분으로 2대가 왕복합니다. 원래 요금은 980엔인데, 간사이 스루 패스를 제시하면 20% 할인이 됩니다. 당연히 저런 덴 카드가 안 되고요 -_-;; 혹여나 패스를 갖고 오지 않은 경우에는 롯코 케이블카와 롯코산상버스, 그리고 롯코아리마 로프웨이를 편도/왕복으로 탈 수 있는 세트권도 팔고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면 롯코 산까지는 약 15분이 소요됩니다. 보통 아침시간대에 롯코산에서 아리마온천 쪽으로 내려가지는 않는 편인 것 같습니다. 타고 가다가 반대편의 로프웨이를 봤더니 안내원 외에 사람이 없더군요-_-;
로프웨이를 타고 가는 중에는 안내원이 주변 경관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해 줍니다만, 일본어에 그렇게 능숙하지는 않은 관계로 한 60%는 흘려 들은 기분입니다. 사진찍느라, 그리고 고소공포를 느끼느라-_- 바빴죠.
로프웨이는 고베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모양입니다. 고베 시 마크가 로프웨이 차량에 붙어 있습니다.
롯코산정 역이라고 그렇게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로프웨이가 하나 더 있었다는 겁니다. 일반 승객들은 저 로프웨이를 탈 순 없으나, 어디로 가는 로프웨이인지는 개인적으로 많이 궁금히네요.
* 지도상으로 보니 롯코산상역과 이어 주는 로프웨이 같기는 한데, 영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깥에는 로프웨이의 작동 원리, 그리고 로프웨이에서 예전에 쓰던 부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올라가지 마시오"라고 쓰여 있는 걸 보니 실제로 올라가서 진상짓 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더군요.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배차간격이 예술입니다. 하필이면 55분 어간에 도착하는 바람에 눈앞에서 버스는 떠나버리고. 그 다음 버스가 오기까지는 무려 4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날도 추워 죽겠는데...
롯코산상버스는 유료입니다. 간사이 스루패스? 짤없습니다. 할인 없이 운임을 다 내야 합니다.
덕택에 250엔을 주어야 했습니다. 아니 무슨 시내버스가 200엔인데 250엔씩이나 내래...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는데요. 어차피 관광버스라 탈 사람이 별로 없으니 장사는 해야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정말 돈을 내고 싶지 않다면 롯코케이블카 + 롯코아리마 로프웨이에 대해 편도나 왕복 티켓을 사 버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버스를 한 20분쯤 탔나. 롯코산의 이곳저곳을 돈 버스는 롯코산상역에 도착합니다. 위에 전망대가 있기는 하나, 날도 흐린데다가 출국시간이 4시간 정도밖에 남질 않아서 대기하고 있던 롯코 케이블카에 후다닥 탑승합니다.
롯코 케이블카는 총 2량입니다. 위의 차는 창문이 있고, 아래 차는 창문이 없습니다.
내려가는 케이블카이니만큼 아래 차에 있는 것이 더 경치 느끼기엔 좋겠죠. 아래 칸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습니다.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앞으로 펼쳐진 항구 도시인 고베 시의 전망을 보면서 내려올 수 있어 꽤 좋더군요.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밤에 연인과 둘이 가면 좋을 곳이라는 생각은 들더군요. 왜 전날 밤에 안 탔나 하는 생각도 잠깐은 들었고.
이제 전날 봤던 그 장소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육갑 케이블-카!
이제 다 내려왔으니, 버스를 타고 근처 철도역으로 가야 합니다. 당연히, 바로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은 16번 버스 정류장이니 16번을 그대로 집어... 타는데. 저는 그 뒤에 생길 일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냥 버스를 쭈욱 타고 가면 미카게역으로 가겠지 싶었는데, 롯코미치역에 도착하니 갑자기 저보고 내리라더군요. 알고 보니 버스가 JR 롯코미치역 종착이었습니다-_- 현재 내가 가진 패스는 간사이 스루 패스뿐인데다가, JR은 타봤자 돈을 내야 하고. 신쾌속은 얼마 있지도 않고. 그냥 다음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아, 물론 시각표는 있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일정 찾기가 애매해서요 -_-
어쨌든 미카게역 도착. 패스도 있겠다, 충분히 사지 못했던 기념품을 사러 다시 고시엔으로 갑니다.
이번에 걸린 직통특급은 산요전철의 차였습니다. =_= 역시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 그런가. 가족단위, 혹은 아이들 단독으로 한신 유니폼 혹은 한신 모자를 쓴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경기가 있는 날이라고 차에도 한신 타이거스 구단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하기야, 이날이 요미우리전이었으니,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이 탈 만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