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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멀리 떠날때/140307 Osaka

1. ICOCA를 들고 다니며 느낀 것들

일본여행 정리. 첫 번째 이야기.

우선은 간사이 지방의 '교통카드'를 주제로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잔돈을 줄일 목적으로 간사이공항 역에서 ICOCA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다녔으나, 카드만 기념품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잔액을 없애기 위해 그냥 편의점 같은 데서만 썼다는 슬픈 이야기(......)




이번 여행지였던 간사이 지방에는 크게 2가지의 교통카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JR서일본에서 발행하고 있는 ICOCA와 스룻토 간사이 협의회(スルット関西I協議)에서 발행하고 있는 PiTaPa가 그것입니다. 두 카드 모두 SONY 사의 FeliCa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ICOCA by JR西日本PiTaPa by スルッとKANSAI協議会

이 카드들의 사용은 2003~2004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우리나라보다는 늦은 편입니다. 애초에 일본 내에서도 비접촉식 교통카드의 시초인 Suica가 처음 사용된 시기도 우리보다 늦은 2001년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애초부터 교통수단 이용 이외에도 여러 가지 용도로 카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 놓았습니다. 편의점에 가 보면 IC계열 카드들로 결제가 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교통카드 전국호환제 시행으로 인해[각주:1] 아래 그림과 같이 일본에서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지역 대부분은 서로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신오사카역.역시 신오사카역 지하에 있는 JR서일본 관리 자판기.


그림출처 http://www.jr-odekake.net/icoca/area/


물론 다른 회사도 CM이 있었겠지만 JR서일본은 이렇게 전국호환을 홍보합니다.


하지만 교통카드의 전국호환이 불가능한 곳이 종종 있습니다. 일례로 고베전철(神戸電鉄, 약칭 '신테츠')이 그곳입니다. 덕택에 여기는 ICOCA와 PiTaPa밖에는 가져갈 수 없습니다.

이런 곳들이 생각외로 좀 되는 모양이더군요. 사철계열을 중심으로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지는데, 한신전기철도와 직결되는 산요전기철도도 2014년 3월 21일에서야 교통카드 전국호환제가 적용되었습니다.

고베 지하철 세이신선 산노미야(三宮)역.고베전철 아리마온센(有馬温泉) 역.


그뿐만이 아닙니다. 간사이권 내에서도 교통카드를 이용할 때는 일부 제약이 따르기도 합니다. ICOCA가 되는 곳은 JR계열 역들하고 편의점 정도였습니다. 길가에 있는 자판기들 중 교통카드를 받는다고 달아놓은 것은 애초에 보지를 못했고, JR역에 있는 자판기들은 JR계열 IC카드만 되고 (PiTaPa가 붙어 있질 않습니다), 사철에서는 사철 계열 IC카드인 PiTaPa만 되고 -_-;;;

더군다나 간사이권의 일반 상점에서도 대부분 PiTaPa만 받습니다. 한신타이거스는 말할 것도 없고[각주:2] 마지막 날에 아리마온천에 가서 ICOCA 되냐고 물어보긴 했었는데, 교통카드 받는 단말기엔 PiTaPa만 써져 있더군요.


"아니 그러면 PiTaPa를 받아야지 왜 ICOCA를 들고 다녔냐"고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죠?

저도 이런 거 들고 다니고 싶었어요. 하지만 PiTaPa 발급이 일본 내 주소가 없는 외국인에게는 거의 불가능하다시피 합니다. PiTaPa가 기본적으로 후불카드이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를 보면 기본적으로 발급 가능한 PiTaPa마저도 거주지 정보 등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PiTaPa를 발급받는 방법이 있기는 했었습니다. 롯데카드에서 2008년에 2종의 PiTaPa 제휴카드를 출시한 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2014년 11월에 제휴기간이 끝남으로 인해 더 이상 발급이 되질 않습니다. 더군다나 롯데카드가 글이 쓰여지고 있는 3월 23일 현재 영업정지 기간이기까지 합니다. (............)


....사실 이 글을 쓴 이유는 일본에서 ICOCA 들고 다니다가 열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생각하고 '잔돈을 줄이려면 교통카드를 써야겠구나' 하고 ICOCA를 받았더니, 막상 쓸 데가 없었던 거죠.

일본 사람들한테 "ICOCA를 들고 다니다니 일본 공부 좀 했나보구나" 하는 소릴 듣긴 했지만 대부분 PiTaPa만 받는 걸 보니 공부 헛한 기분이 들었달까요? ㅠ_ㅠ


결론 : 간사이권 여행할 때 교통카드를 들고 다니겠다면, PiTaPa를 쓰세요.

하지만 여행을 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발급받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잔돈 줄이는 건 꿈일까요...


  1. 일본의 모든 교통카드들이 FeliCa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 통합 자체는 쉬웠을 겁니다. [본문으로]
  2. 여긴 한신 전기철도 자회사입니다-_-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