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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개인취미

[2012 스위치백 답사기] Prologue & 1주차

※ 이번 답사기는 스위치백 폐선 1주기(?)를 기념하여 올라오는 글입니다.

시간적인 여유도 그렇게 많지 않지만, 이번에는 최대한 연재를 끝맺어 보려고 합니다. (.........)


Prologue

대한민국 철도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스위치백은 통리재의 미칠 듯한 고저차와 험로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입니다. 우리나라가 빈국이었던 1950년대 당시 그나마 있던 지하 자원은 석탄뿐이었고, 그 석탄을 수송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철도가 영동선 + 태백선이었지요. 그 험한 백두대간의 허리를 어떻게든 철도로 잇고 이어 석탄 자원의 대량수송을 하고자 만들었던 것이 이 철도입니다.

(개통연혁)

그렇지만 고저차를 극복하기 위한 토목 기술의 발전, 그리고 영동선 통리재 구간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던 안전 문제로 인하여 통리재를 가로지르는 터널의 계획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1999년 12월 공사에 들어가 2006년 12월 7일 솔안터널이 관통됩니다. 다만 관통 후 작업이 배정된 예산의 부족과 인근 주민들의 민원으로 인하여 계속 연기되고 연기되어 결국은 2012년 6월 26일에 최종 개통되고, 스위치백 구간도 그 날부로 폐선되었습니다.

저작권 : 한국철도시설공단 http://www.kr.or.kr / 미래철도DB http://frdb.wo.to 에서 재인용


※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2012년 8월경 스위치백 폐선 이후에 올라온 좋은 게시글이 있습니다.

다음의 답사글을 참조하세요. N레일 상따데이(james007n) 님 게시글입니다. #1 #2 #3 #4 #5


전역하기 전에는 어떻게 기록하기도 뭣했었는데, 그 마지막을 기록해 봅니다.

사실 이 때 군 복무중이기는 했는데, 어찌어찌 보니 위수지역[각주:1] 안에 있던 곳이라 이 답사가 가능했습니다. 


1주차 : 2012. 5. 26(토) / 무슨 바람이 들어서...

방에서 뒹굴뒹굴하고 있던 5월 26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철도동호회들을 뒤지던 저는 흥미로운 소식을 발견합니다.

스위치백이 폐선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어차피 석가탄신일 연휴이고 할 일도 없이 뒹굴뒹굴거리느니 직접 이동해서 스위치백 답사를 해 봐야겠다고 느끼던 차. 차를 빌려 스위치백으로 가기로 하고 거리를 측정해 봤습니다.

생각 외로 멀더군요 (........) 어쨌든. 혼자 차를 빌려 스위치백으로 내려갔습니다. 거의 새 차더군요. 휴대폰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켜 놓고 일단 흥전역으로 경로를 찍고, 강릉까지는 일부러 국도로 이동하고 강릉에서부터 고속도로를 타서 내려갑니다.

함께 해준 아반떼입니다. (...) 어째 주행거리 300km도 안 된 거의 새 차였습니다.

가는 길에 동해휴게소를 들러서 잠시 바다 구경과 선로 구경도 좀 하고. 그리고 차를 계속 몰아 들어갑니다.

고속도로가 있는 구간은 동해IC까지. 그 밑으로는 계속 7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야 합니다. 7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 보니 동해 시내구간을 경유합니다. 은근히 교통량이 좀 있는 구간으로, 속도를 많이 내기는 어렵더군요.

나한정역은 여기에서부터 38번 국도(강원남부로)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입니다. 단봉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꼬불꼬불 국도가 펼쳐집니다. 일부 구간이 왕복 4차선으로 확장이 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도경교차로-하정교차로의 7.2km 구간에 해당할 뿐, 나머지는 전부 왕복 2차선에 제한속도 60짜리 일반적인 국도입니다. (......)

양양에서 2시간 20분쯤을 달렸을까요. 목적지로 찍어 놓은 흥전역에 도착...하나 싶었는데 그냥 지나가 버립니다. 엥? 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조금 더 몰아 보니 "나한정길"이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그리고 마침 열차가 지나가는지 건널목 땡땡이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래 여기다 싶어 내려갑니다. 알고 보니 거기가 맞더군요. :)



역은 조용했습니다. 역에 찾아왔으니 먼저 역무실에 인사를 드리고,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 이 모든 사진은 역무원 허락 하에 촬영되었습니다.

지적확인의 생활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전에 위해요소가 없는지 언제나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거기다 상구배 30퍼밀. 이런 데 흔치 않습니다.

마침 무궁화호 열차가 또 하나 올라가더군요. 일단 무궁화호 열차를 찍은 다음, 흔히 알려진 포인트인 채석장 쪽으로 가 보기로 합니다. 


그래도 운전취급을 하는 역이다보니 역사 자체의 규모는 좀 있었습니다. 승강장을 거쳐... 사실 길을 잘 몰라서=_= 승강장 따라 안 쓰는 선로로 이동해 그 선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그 다음주 KTX가 왔을 때 그때서야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하)

조금더 가서. 하구배 30.

채석장 포인트. 나름대로 포인트라고 했는데, 사진을 그렇게 건지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좀 뒤쪽에서 찍는 것이 더 좋은 사진을 나오게 하기에는 좋았을 텐데, 그게 아니라 선로와 가까운 곳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그렇게 좋은 사진을 내지는 못했던 것이었죠.


하지만 이런 건 건질 수 있습니다.화물열차와 무궁화호의 크로싱.

역 이모저모를 찍고 나서, 저는 차를 빼서 흥전역으로 올라갔습니다. 그 목적지로 찍어 놓은 '흥전역'이 어디 있나 했더니만... 이런 이상한 곳에 있었습니다.


38번 국도의 안내표지.절개지에 있는 경사로가 흥전역 가는 길.

흥전역은 차로 접근하기도 상당히 힘든데다, 도보로 갈 때도 상당한 애를 먹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초장부터 급경사가 기다리며, 산길을 따라 쭉 올라가야 하고, 딱 차 한 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만 납니다. 아반떼를 빌려서 다행이지, 소나타나 그 이상급의 차량을 빌렸다면 엄청나게 고생할 뻔했습니다.

스위치백 중간의 풍경도 잡을 수는 있었지만, 주차할 곳도 마땅찮은데다 역시나 급경사인지라 차는 흥전역까지 그대로 내달려 갑니다. 주차장도 5면 규모의, 구획선도 없는 굉장히 작은 역. 더군다나 흥전역 바로 앞까지는 차가 갈 공간조차 없어 100m 정도는 걸어야 흥전역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흥전역. 흥전역에서 엔레일 '소백산장'님을 만났습니다. 마침 와 계시더군요. 2005년에 중앙선 새마을호 마지막 운행(....이라고 쓰고 낚시라고 읽죠)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뵈었던 이후 7년 만의 조우였습니다. 아니 사시는 데는 양산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신 거지... 하고 여쭤보니 1박2일 일정으로 여기 왔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몇 주에 걸쳐 스위치백 답사를 하는 동안 몇 번 더 오셨습니다!!!!)

이왕 올라온 거, 뽕을 뽑고 가자는 생각이었을까요. 어쩌다 보니 해가 질 때까지 원없이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 중 일부만 이렇게 공개합니다. 열차 올 때마다 서로 협조해서 알려주고, 포즈 잡고 사진촬영하고. 정말 재미있는 기억이었습니다.

흥전역 인근에서 바라본 도계읍내.열차가 또 하나 스위치백을 향해 옵니다.


이 날의 답사는 18시쯤 마쳤습니다. 소백산장 님과 차로 같이 내려와서 도계역 앞의 함바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 후식으로 도계터미널 앞 마트에서 커피 한 잔 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주에 또 보자고 이야기하면서. :)




References

한국철도시설공단 편(2005),『한국철도건설백년사』

연합뉴스 2006-12-07 : 국내 최장 솔안터널 관통됐다

연합뉴스 2007-03-13 : 태백 솔안마을 잇단 지반침하에 '불안'

연합뉴스 2012-06-26 : 국내 최장 나선형 철도터널 '솔안터널' 개통

  1. 육군이라면 아시겠죠. 상황 대기를 위하여 휴가가 아닌 이상 해당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개념입니다. 보통 "2시간 이내 복귀"라는 시간개념과 공간개념이 같이 적용되곤 합니다. 저의 경우 위로는 고성, 아래로는 삼척 (...) 병의 위수지역보단 간부 위수지역이 조금 더 넓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