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국수역 개통이 ROTC 기초군사훈련 4일차에 있었기 때문에, 바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안에서 정말 관심이 많았습니다. 다만 아무 소식도 오지 않았었죠 (.....)
그 때문에 ROTC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나서 가장 먼저 동호인활동을 위해 간 곳은... 바로 중앙선 연장구간이었던 운길산 - 국수 구간이었습니다.
일단 이번 편은 그 첫 이야기로, 운길산역까지의 이야기를 기록해 두었습니다.
역시 접힘처리되어 있습니다 :D
언제나처럼 집에서 중앙선 구간을 가는 데는 2012 말고는 이용하는 버스가 없습니다.
320을 타자니, 망우역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곳에서 내려 주는 감도 있고, 정 상봉터미널에서 내리자니... 한 바퀴를 빙 돌기 때문이지요.
아. 잡설이 너무 길었군요. 여튼 이번 답사의 출발지는 망우역이었습니다.
같이 가기로 한 녀석과 약속은 망우역에 09시 30분까지 도착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류장에서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등의 불상사로 인해 결국은 제가 한 10분쯤 늦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큰 상관은 되지 못했습니다. 어차피 국수행은 30분 배차(...)인데다, 09시 30분은 덕소행이 지나가는 시각이었거든요. =_=!!
15분 후인 09시 46분, 드디어 국수행 차량이 들어옵니다.
'국수'라니. 역시나 도저히 생각지도 못했던 행선입니다.
1996년(무려 13년 전이군요 =_=)에 수도권 1호선 전동차가 전혀 연고도 없는 국수역에 유치되어 있는 걸 보고 '도대체 왜 지하철이 저기 들어와 있지'하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 엊그제 같군요.
헤드샷이지만 안 찍을 수가 없더군요.
사실 열차는 익숙한 구간들을 많이 지나갔습니다.
덕소까지는 정말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팔당까지는 조금 덜 익숙한 풍경, 그리고... 4,400m에 달하는 터널이 펼쳐지더군요. 그만큼 중앙선의 영업거리는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팔당 댐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랄까요. 내일로 프로젝트 2007을 진행하면서 그 쪽의 사진을 찍어 놓았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운길산역에 도착한 것은 10시 16분이었습니다.
왠지 전동차 안에 등산객들이 많았었는데, 팔당에서 절반, 그리고 운길산에서 그 나머지 절반이 내리더군요. 듣기로 디씨인사이드 등산 갤러리 같은 곳에서는 '수도권 명산들에 접근하기 편리해졌다'는 이유로 이번 국수 연장개통을 때문에 정말 반긴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수도권 전철이 용문으로 연장되면 그곳에도 용문산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혹여나 중앙선에 수도권 전철이 원주까지 가게 된다면(가능성이 낮습니다. 원주에서 빨대효과를 우려해 연장을 반대했다고 들었거든요.) 치악산도... 접근 가능 권역에 드는군요. 이래저래 덕소 동쪽의 중앙선 구간은 등산철도로 이미지 메이킹을 해야 할 듯합니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앙선은 등산철입니다.
이번 연장개통구간은 모든 역이 2폼 4선의 역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역간거리가 상당히 길어졌기 때문에, 이쯤에서는 어떻게든 무궁화호나 급행 전동차의 선행 통과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때문에 대피선이 모든 역에 설치된 듯합니다.
운길산역은 위치가 조금 독특합니다.
팔당터널과 신양수철교 사이, 민가도 많지 않은 등 주변의 고정적인 수요처는 찾기 힘들고... 정말 '등산을 위해 만들어진' 역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양수철교 방향을 보고 찍어 보았습니다.
사실 제가 남쪽으로 갔기 때문에 수요처가 없다고 오해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저 지도에서 보기에도 정말 민가가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역명판과 함께. 주변의 민가도 적고, 정말 '산을 위한 철도'로군요.
이번 연장구간의 행선안내기는 다른 대부분의 구간에서 설치된 것과 완전히 동일했습니다.
도심, 팔당역의 경우, 다른 것은 다 동일했으나 "글씨체"에서 차이가 있었고, 천안 - 신창 구간의 경우 완전히 쌩뚱맞은 형식으로 행선안내기 펌웨어가 만들어져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비슷한 시기에 개통한 이곳이 원래 펌웨어로 회귀했다는 것은 어찌 생각해 보면 우스운 일일 겁니다.
행선안내기에 주목해 보세요... 30분 배차 ㄷㄷ
역을 좀더 자세히 구경하기 위해 밑으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이 구간에서 구경할 수 있었던 흥미로운 모습은, 행선지에 대부분 '국수'만 표시되어 있었지만, 그 옆의 아크릴 부분은 스티커를 뜯지 않았거나, 스티커를 뜯었더라도 위에 파란색 테이프를 덮어 가려 놓은 것이었습니다. 안에는 "양평"과 "용문"이 쓰여져 있더군요.
1년 간격으로 노선의 연장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코레일이 연장 때마다 역명판을 CI 규칙도 지키지 않고 이상하게 바꿔 놔서 "성질이 뻗친"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이 더 이상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장치를 해 놓은 것인지... 개인적으로 전 둘 다라고 생각합니다. -_-;
다른 역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풍경입니다.
역시 이 풍경도, 다른 역들과는 크게 다르지 않군요.
역의 모습들을 보다 자세히 볼 목적으로 아예 이 역을 '나와 버리는' 바람에, 양수나 국수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진중삼거리까지 걸어 나가야만 했습니다. 어차피... 배차는 30분이겠다. 걸어서 버스를 타고 넘어가면 제 시간에 역에 닿겠다...는 생각이었지요.
출구의 모습입니다. 방향만 다를 뿐인데 번호가 각기 붙어 있더군요. 무슨 조화인지.
외부는 멋있게 꾸며 놓았습니다만, 특정한 시기에 특정 목적으로 철도를 이용할 사람들이 많으리라 예상되는 곳에 저렇게 큰 역사를 지어 놓아서 도대체 어쩌겠다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등산객들을 위한 정감 있는 역사를 만드는 것이 더 나았으리라 보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렇게 생각해 봤을 때, 앞으로 나올 국수역보다 조금 작은 정도의 역사가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