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두 역에 대해서 사진을 따로 다룬 이유는.. 이 두 역의 공통점만 봐도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대학교 역명이 대학교를 홍보해 주는 무기로 잘 기능한다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두 역의 경우는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경우이지요.
하긴. 대학교 역명에 대해 역과 대학과의 거리 조건에 따라 붙일 수 있는 명칭을 달리하고, 역과의 거리가 지나치게 먼 대학교들은 대학교를 역명으로 붙일 수 없다는 규칙을 마련한 것도 1, 2기 지하철에서 대학교들에 의해 그렇게 데이고 나서였습니다. (서울대, 총신대 등등 역에 가까이 있지도 않은 대학교가 역명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등의 사례들이 있었죠.) 이 상황 하에서 코레일과 인천지하철공사는 "정 대학교 역명을 붙이고 싶거든, 부기역명[각주:1] 권리를 사서 붙여야 한다"는 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수익구조의 개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역의 경우는 이런 원칙이 어느 정도 자리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선례를 동원해 가며 갖은 욕심을 부렸습니다. 덕택에 나사렛대학교와 순천향대학교는 각자 쌍용동, 신창역에서 병기역명[각주:2]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 순천향대학교의 경우는 원래 온양온천까지 계획되어 있던 수도권전철 연장구간을 온양온천에 비해서 수요가 훨씬 미약하지만, 자기 대학에 가장 가까운 신창으로 한 역 더 늘리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말았군요. C뉴스041(충남지역 인터넷신문) 2008-12-08 : 아산시 신창역명 왜 변경됐나?
역시 이번에도 사진이 많아 접힘처리를 하였습니다. 한번 열어서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
① 쌍용동역
당초 역명은 "쌍용동역". 하지만 지금 통용되고 있는 역명은 "쌍용(나사렛대)역"인, 뭔가 이상한 역입니다. "쌍용동"이란 역명은 태백선에 이미 있는 '쌍용'역과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였는데, 나사렛대의 개입으로 인해 "쌍용(나사렛대)역"이 되어 버린 판입니다. 나사렛대는 정말 손 안대고 코 풀었네요. 원래 부기역명일 경우 코레일에 부기역명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끊임없는 물밑 작업(?)으로 국토해양부에서 인정도 해 주고, 돈도 안 내고. 역을 나오면 나사렛대가 바로 옆에 보이기는 합니다만, 역명 선정 과정에서 있었던 일 덕택에 나사렛대는 순천향대와 더불어 디시인사이드 철도 갤러리나, 다른 철도동호회들에서 엄청나게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봉명역에서 한 정거장...입니다만, 경부선 본선에 있던 역들의 역간거리를 생각하면 오산. '천안지하철'의 일부 구간(?)이라 그런 걸까요. 역간거리가 1.6km로 굉장히 짧습니다.
쌍용동역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전동차를 보내면서 온양 방향으로 한 컷.
어째 이 구간에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 아직도 "출입금지" 표시를 제대로 박아 놓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쯤엔 정말 박았기를.
쌍용동역 승강장입니다. 어째 좀 많이 신경써서 만든 듯한데, 공사비가 대체 얼마나 깨졌을까요.
이 날 개통열차는 아산역에서 신창 방향으로 운행되었습니다만,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님이 쌍용동역으로 오실 줄 알았나 봅니다. 이런 게 있네요.
역명판입니다. 원래 "쌍용동"이었을텐데, 쌍용(나사렛대)로 바꾸느라 돈도 좀 깨지고 그랬을 듯. 노선 개통과 영업 개시가 이루어지기 전의 유지보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몫이라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상황입니다.
승강장을 나와 보았습니다. 여기는 승강장 아래에 역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침 개통준비에 분주하던 직원분에게 허락을 얻고 잠시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자동발매기와 노선도입니다. 노선도는 국수까지 반영되어 붙어 있더군요.
아예 역사 밖으로 나와서. 위키백과에 등록된 것과 같은 구도의 사진입니다만, 이건 제가 직접 찍었습니다. (위키백과 사진 찍은 놈이 저와 동행했었습니다-_-)
천안 방향으로.
아무리 이름이 이상해져도, 개통은 개통이죠. 축하 현수막입니다.
현수막을 촬영한 후 온양 방향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쌍용동역을 나와서 사진을 찍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다가오셔서 말을 걸더군요. 마침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해서 이야기를 듣는데, 이쪽 주민들 몇몇의 생각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 전체의 생각이라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 분이 하는 이야기가, "쌍용은 확실한 지역명이고, 대학은 여기에 그냥 들어선 것일 뿐인데, 대학을 병기역명으로 쓰는 게 말이 되느냐. 부모 나고 자식 났지, 자식 났고 부모 났냐" 이런 뉘앙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 분의 이야기로는 나사렛대에서 대학 역명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역 유지의 자제들을 해외 유학시키는 것을 보장했다느니 그런 이야기도 있다고 하는데, 신빙성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가 그렇습니다.
다시 들어와서. 개찰구를 찍어 보았습니다. 신규 개통구간에서 같은 구간의 각 역의 모습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코레일마트와 함께... 안내시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째 개찰기와 역무실 안내기가 설치된 옆에 몸을 돌리면 사람 하나는 충분히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빈 공간이 있었습니다. 차후에 막을 거라곤 하는데, 이런 공간은 애초에 없도록 개찰구 쪽을 설계하는 게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보시다시피, 역에서 나사렛대가 바로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대학역명의 정당성을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② 신창역
사실 아무도 "신창역"까지 수도권 전동열차가 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도 처음 이 구간에 대해 공사가 이루어졌을 때는 천안 - 온양온천 구간만 수도권 전철이 연장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웬걸. 순천향대학교가 "어차피 우리 대학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신창역을 많이 이용하게 될 거다. 그러니까 한 역 더 연장해서 신창을 종착역으로 해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그 요구의 정도가 끈질겼기 때문에, 결국 수도권전철은 신창역으로 연장됩니다. 그런데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순천향대학교에서 이번에는 역명에 대한 권리까지 요구하였습니다. 역시 이유는 비슷했지요. "우리 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역인데 이젠 학교 이름까지 붙여 주면 안 되냐" 한국일보 2008-11-21 : 천안-아산 전철 역사 명칭 "우리 대학 이름을…" 쿠키뉴스 2008-12-02 : 순천향대 총학 "역명 신창순천향대역으로 바꿔라"
개통일의 신창행 열차의 모습. '무임'을 이용해 구경 오신 어르신들밖에 없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신창역에 도착해서 장항 방향으로. 여기까지 복선화가 제대로 잘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신창역은 선상역도 선하역도 아닌 그냥 "역"입니다. 하지만 승강장에서 역이 아주 잘 보이는 그런 형태는 아닙니다. 음. 안동역을 떠올리면 될까요?
노선도 연장시켰겠다, 역명까지 얻어냈겠다, 순천향대 입장에선 경사 났습니다.
신창행 열차는 3, 4번 플랫폼으로 들어옵니다. 팔당 연장 전의 덕소역을 떠올리게 하네요. 예산, 홍성 등으로의 추가 연장 요구에 미리 대비하는 포석일까요?
승강장에서 내려와서.
정말 열차가 뜸하게 운행됩니다. 어찌 된 게, 한 시간에 한 대인 것도 보이는군요.
1, 2번(상선) 플랫폼은... 아무 것도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타는 곳 표시를 보면 쓸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에스컬레이터는 왜 상하행 전부 설치돼 있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역사의 지하통로를 넘어서 이젠 출구 방향으로 갑니다. 가다가 뒤를 돌아서 찍은 사진입니다.
플랫폼과 떨어져 있는 역사...라는 것이 이 사진을 통해 명확해집니다.
나가는 곳으로 가다가... 이런 공간이 보이는데...
엥? 바깥과 바로 연결됩니다?! 대체 왜... 이렇게 허술하게 공간 설계를 해 놓은 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직 이렇게 허술한 공간에 대한 대책은 세워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승차권 자동발매기 쪽을 찎어 보았습니다. 역시 어르신들만 우글우글...
약간 각도를 돌려 본대도 다를 건 없었습니다.
정말 작은 역 같습니다만(아니, 작은 역이라고 말하기엔 좀 크죠),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신창역 밖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그냥 "신창역"이네요.
신창역 폴사인입니다. 여기에도 아직 "순천향대"는 붙지 않았군요. 다행이라 해야 하나요.
역 바로 앞은 그냥 왕복 2차선 도로. 그리고 멀리 한국폴리텍IV대학이 보입니다.
순천향대 입장에선 정말 경사죠. 다른 역에선 볼 수 없던 '화환'이 있군요.
병기역명은 순천향대요, 부기역명은 한국폴리텍IV대학... 어째 부기역명으로 인해 복잡한 모습의 역명판입니다.
천안 방향으로 찍어 보았습니다.
1, 2번 플랫폼을 왜 안 쓰는고 했더니... 안전펜스도 설치해 놓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냥 헤드샷...이라는 오명을 약간 피해보고자 찍은 사진입니다.
"개봉(한영신대)"과 같이, 역명판에 해당 단체의 이름을 병기하는 방식입니다. 코레일과 인천지하철공사에서는 이런 부기역명을 돈을 받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단, 노선도에 부기역명을 적어 주는 것은 부기역명을 판매한 해당 운영주체의 노선도에 한합니다. (운영주체 재량으로 붙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본문으로]
사실 병기역명과 부기역명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돈 안내고 부역명을 얻었다...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병기역명의 경우는 정식으로 정부에 의해서 "고시"가 이루어지며, 웬만한 지하철 노선도에는 이렇게 나온 병기역명이 기록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