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30일, 인공과 함께 "다시는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풍경들"을 주제로 답사를 진행했습니다. 혼자서 갈 수도 있었겠지만, 뭔가 이야기 붙일 사람도 없고 많이 심심하겠더라고요.
그날의 답사 코스는 망우 - 덕소 - 팔당 - 용산 - 광명 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중에서도 용산 - 광명 부분에 대해서 한번 다루어 볼까 합니다. (연속 포스팅을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어제, 그러니까 2008년 12월 10일. 이 글을 올릴 사전준비를 어느 정도 끝마친 이후에 저는 이미 영등포 - 광명 구간을 다시 한번 갔다 왔습니다.)
12월 1일 이후에 벌어지는 용산역의 변화를 준비하는 모습도 나름 흥미로웠고, 용산 - 광명 셔틀열차의 마지막날 운행 모습도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아마도 수많은 모습들을 통해 '뭔가 변화하고 있다'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이번엔 사진이 정말 많아서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접힘처리했습니다. (하기야, 제가 글을 쓰는 건 거의 사진 설명이죠.)
팔당을 찍고 용산역에 도착해 보니. 이미 안내판들을 갈아치우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하기야, 다음날부터 바뀌는 것이니 미리 작업을 해 두어야 문제가 없겠죠?
2번 플랫폼(기존 1번) 안내판입니다. '팔당방면'이라고 A4용지에 손글씨를 써 놓은 게 인상적이군요.
3번 플랫폼(기존 2번) 안내판입니다. 역시나 '조정중' 글씨는 손글씨군요.
계단을 올라가 보니, 안내판 글씨 코팅 떼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12월 1일부터 중앙선 승차 플랫폼으로 쓰이게 될 일명 '0번 플랫폼'으로 가는 입구입니다. 이젠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해 놓았네요. 시각표도 새로 붙어있고요.
안내문입니다.
1호선 본선 동두천 방향 플랫폼은 번호만 바꾸면 됩니다. 번호 붙이는 작업 중.
여기도 구 5번 플랫폼 안내판 교체장면인데, 왜 이걸 새로 붙이는 건지;
이번엔 4번(기존 3번) 플랫폼으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다 바꿔놨네요. 그런데 5번 플랫폼 쪽에 뭔가 파란 걸 붙여놓았다는 게 보이시나요? 보인다면 제대로 보신 겁니다. 12월 15일에 천안 - 신창 구간 개통이 있어서 저 부분엔 '신창'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아마 제가 '타는 곳' 안내판이 새로 바뀌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찍은 사진 같습니다.
반대편으로 올라와 봤습니다. 아직 교체되지 않은 안내판. 그러고 보니 왜 이제까지 동호인들이 이 안내판에서 서울역이 'Soeul Station'으로 표기되어 있었던 것을 몰랐던 걸까요. 저도 교체되는 마당에서야 이를 파악하고 놀랐습니다.
이쪽의 경우 임시로 진입을 차단해 놓았군요. 원래 이쪽에는 보관함과 통로가 있었는데 '0번'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면서 막혔습니다. 이 때는 '0번' 플랫폼으로의 진입을 임시 펜스로 막고 있군요.
1번(구 '0번') 플랫폼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열차만 들어오면 됩니다.
다른 각도에서. 가운데에 선로가 하나 깔릴 만한 충분한 여유가 있는데 웬일인지 깔진 않았더군요.
이제는 광명 셔틀 이야기. 사실 이번 부분이 이 글의 몸통입니다.
용산 - 광명 셔틀열차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용산 - 영등포 구간에서는 작별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광명역 활성화를 위해 고육지책으로 도입했던 셔틀열차가 '공기수송', KTX와의 운행구간 중복으로 대표되는 악명 높은 비효율 때문에 편성도 감소되고, 운행구간도 단축되는 것이지요.
그렇게도 악명이 높았던 열차였지만, 막상 작별을 고한다고 하니 이번 열차 운행구간 단축, 그리고 편성 개조를 통한 4량화가 왠지 시원섭섭하네요.
광명행의 행선표시기 표시는 어느새 'KTX 광명'행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다만 용산역에서 이것을 보는 것은 이 날이 마지막입니다.
일단 용산역에 도착하면 '회송'을 달고 들어오게 됩니다. 그 악명 높은 4번 플랫폼(구 3번) 때문이지요. 동인천급행을 노리고 미리 타는 양심업ㅂ은 놈들 때문에 용산역에 도착하고 나면 한번 불을 끄고 '회송'으로 행선지를 바꿔 버리게 TGIS가 바뀌어 있습니다.
이내 광명으로 행선표시를 바꾸는 열차. 오늘 수고해 줄 편성은 5x75편성이군요. 다만 이 녀석은 오늘까지만 뛰고 1호선 본선으로...
역시나, 공기수송... ㄳ
# 이 사이 구간에서는 광명 셔틀에서 평상시에 겪던 일들이 그대로 벌어지더군요. 행선지 오인 승차라든가, 안에 타고 있는 사람에게 행선지를 물어보는 일도 있었죠.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는 "이거 안양 가냐"라고 하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덕분에 차장님만 좀 격앙된(?) 목소리로 방송을 하시더군요. "이 열차는 고속철도 광명역까지 운행하는 열차입니다. 고속철도 광명역까지 운행합니다!" ...에휴.
# 용산 - 광명 사이에서, 광명 셔틀의 운행구간인 영등포 - 광명의 경우 이미 정차위치가 스티커로 다 붙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역마다 승하차 위치가 제각각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승하차 위치들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승객들의 승하차, 환승에 편리하게 - 계단에서 접근하기 편한 곳'이라는 거죠. 구로, 신도림, 독산, 시흥의 경우 광명셔틀 정차위치는 나가는 곳으로 향하는 계단 근처이고, 가산디지털단지역은 환승통로 쪽으로 정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음. 이런 데서 승객을 고려하는 센스를 찾게 되다니. 뭔가 이제까지의 '영업 막장 코레일' 이미지에서 '승객을 배려하는 코레일'로의 변화라 봐도 될까요.
# 용산 - 광명으로 셔틀열차가 운행하는 마지막 날인데, "오늘은 이 열차가 10량으로 용산까지 운행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내일부터는 4량으로 영등포까지 단축 운행합니다"라는 방송이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요. 전 이것도 센스라고 생각합니다만, 하행 대부분의 구간에는 필요없었던 망상이었을까요?
광명역에 열차가 들어온 모습. 더 이상 10량 열차가 들어올 일은 웬만해서는 없을 듯합니다.
1번 플랫폼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야,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겠죠? 음. 다시 봐도 그냥 찍은 잡사...같네요;
이미 4량 정차위치를 다 페인트로 칠해 놓았습니다.
이번에는 뒤쪽 끝. 광명역(종착)의 경우 4-1 ~ 7-4를 새로운 정차위치로 사용하게 됩니다.
반대편에 가 보니 영등포행 열차 시각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판넬 양식이 열차시각표를 개정할 때는 종이만 갈아끼우면 되도록 되어 있네요.
상행 플랫폼에서. 이 위치에 열차가 정차하는 것도 역시 오늘이 마지막...이죠.
하하. 글을 마무리하는 재주는 별로 없어서, 이쯤에서 사진설명과 글을 마치려 합니다.
사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라짐으로 인해 다시 생기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방편이라면, 응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