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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먼저해보기

20071228. 경원선 덕계역 개통식에 가다.

2006년 12월 15일. 역사적인 경원선 의정부 - 소요산 - 동두천 연장 개통식이 있었죠. 이제까지 의정부까지라고만 생각했던 수도권 전철 구간이 20년 만에 북으로 연장되었으니 그 의미는 크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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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앞의 사진 다시 갖다 썼습니다. 2006년 12월 15일의 개통열차.

하지만 이 개통은 완전하지 못한 개통이었습니다. 큰 틀에서 의정부 - 동두천 - 소요산 구간이 개통되기는 했습니다만, 공사가 종결되지 못한데다[각주:1] 중간에 한 개 역은 빠져 있었죠. 바로, 이 포스트에서 소개할 덕계역입니다.

덕계역은 2006년 12월 15일, 경원선 의정부 - 동두천 - 소요산 구간이 개통될 때 역이 만들어질 자리를 알려 주는 약간의 구조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즉, 2005년 8월 5일의 오송역처럼 그냥 "뼈대만" 있는 역이었지요. 역의 공사는 2007년 3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역이 겨우 9개월(!) 만에 개통된 겁니다. 물론 몇 차례 안전점검이나 이용자 점검 등을 실시하였습니다만[각주:2], 아직 부족한 부분이 좀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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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모습. 두 곳 정도 찾을 수 있죠?

이 이외에도 공사가 덜 끝난 듯한 부분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공사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역은 원래 2008년 5월에 개통했어야 정상적으로 개통할 수 있었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 덕택인지 몇 군데에서 비가 새는 참담한(...) 모습을 보여 준 덕계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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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외부역사는 멋있단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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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트렌드는 '미래지향'인가 봅니다. 정말 커다란 역이더군요.

솔직히 개통기념식장에 기본적인 개통 행사 외에 고위직이 온다든지, 유명 연예인이 온다든지(응?), 다른 개통식과는 색다른 행사가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중요한 행사라도 있었으면 제가 연신 미친 듯이 셔터를 눌러 댔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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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람은 정말 많았습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수도권 전철 개통식에는 거의 빠짐없이 방문했던 제가(보정, 죽전, 덕소-팔당은 가지 못하기는 했습니다만) 이 개통식에서 처음 들은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무임권에 대한 사용 안내"였습니다. 어르신들이 많은 이쪽 동네의 특징(정말 어르신들 많이 오셨습니다. 개통식은 동네 잔치죠...) 때문인지 기념사를 낭독하시는 분들도 이 말은 빠짐없이 하십니다. "우리 세금이 지원되는 것이니 무임권은 꼭 정당한 신분증을 가진 사람이 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감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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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커팅 장면입니다. 다행히 저는 구도를 잘 잡았습니다.

게이트를 잠시 동안 "프리 게이트" 상태로 내버려두기는 했습니다만, 구간의 연장이 아닌 중간역의 개통이기 때문인지 개통열차 등의 행사는 없이 개통식이 끝났습니다. 물론 기념품도 수건 이외에는 나오지 않았지요. 글씨를 새기지도 않은, 그냥 어느 동창회나 동네 행사 같은 데 나오는 그런 수건이었습니다. 구간 연장이나 신규 개통시에 주는 기념품과는 대조되는 장면입니다. 구간 연장이나 신규 개통시에는 수건도 아예 글씨를 박아서 나오고, 또 개통기념권이 나오게 되지요. 그래서 최근에 있었던 개통식들 중 개통기념권이 등장한 것은 덕소 - 팔당 연장개통 뿐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 기념품을 받지 못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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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식이 끝나고 난 후 나온 수많은 인파들

개통식이 끝나고 난 후, 수도권북부지사 지사장님과 직원들은 덕계역 앞에 기념식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관심을 가져 주는 동호인들은 없었던 것 같군요. 제가 수도권북부지사 고객대표이기 때문일까요. 관심을 갖고 기념식수를 하시는 분들에게 다가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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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찍는 수도권북부지사 직원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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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무를 심었답니다. 파란 삽이군요 'ㅁ'

이렇게 사진을 찍고 나서 저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짧은 개통식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주변 어르신들 모여서 마을 잔치를 할 수 있는 날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ps.
1.
그러고 보니 덕계역 주 출입구로 진입할 경우 종합안내도에 가려서 자동발매기가 보이지 않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12월 21일에 있었던 이용자 점검 때도 이런 종합안내도는 없었다고 하는데, 이거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요. 옮기긴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사진은 별도로 찍지 않았습니다.)

2.
여담이지만, 개통기념식장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어휴, 역시 기념품은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걸까요?
동두천이나 양주나,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체감하는 아수라장은 똑같았습니다.

그러고보니 팔당이나 죽전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1. 물론 '조기에, 그리고 연말에 맞추려는' 태도도 한몫 한 듯합니다. 조기 개통을 노리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더라면 아마 이맘때쯤 개통했을 겁니다. [본문으로]
  2. 제가 가기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날짜가 바뀌는 등의 이유로 일정이 겹쳐 가지 못해서 친구들을 대신 보냈습니다. 좀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