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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sonic/내이야기

2023년의 시작: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즐거운 에어사이드 생활

2023년 1월 27일부로 정들었던 무안공항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고운 정이 되었건, 미운 정이 되었건, 정말 정이 많이 든 무안공항이었습니다.
2022년에는 한 분기 동안 겪지 말아야 할 일까지 겪는 엄청난 상황에 놓이긴 했지만,
다행히 생각 외로 잘 풀어내는 중입니다.
이제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되었으니 이야기해도 될 것이라 생각하여 언급합니다.
* 본 사항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씀드릴 수도 있으나, 자세히 쓰는 일은 피하고자 합니다. 저를 만나 주세요.

안그래도 부장의 감정적 업무처리 등 때문에 업무상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였는데,
겁쟁이처럼 주식을 무리하게 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이를 피하고 있다가
결국은 경제 상황의 악화로 2022년 9월에 개인회생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였고,
(지금은 빚만 갚으면 됩니다. 개시결정이 2022년 12월 9일자로 났습니다.)
부장으로 인한 업무상 스트레스가 오히려 가중되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회피가 불가능하게 되어 유전적 이유의 탈모증의 진행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습니다.

그간 스트레스로 인한 업무진행상의 문제 등에 대한 자료를 모두 갖고 있던 저는
2022년 11월 21일, "너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싶다" 등의 폭언을 들어,
업무상 부장과 더 이상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다음날 직장내 괴롭힘으로 정식 문제제기를 하였고,
(이 과정에서 직장갑질119에서 활동하는 대학 선배 등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내 고충처리위원회를 거쳐 12월 28일에 직장내 괴롭힘이 인정되었습니다.

* 다행인 것은 그나마 이번 직장내 괴롭힘 사건은 업무에만 국한하여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저는 2022년 있었던 일련의 사건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주변에 실망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와 내 주변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잊고 있었던 나의 꿈이 다시 생각났다는 것이고,
그 꿈이 아직 가시권에 있을 만큼 '의외로' 내 자신을 잘 가꾸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겪은 모든 경험들은 분명히 앞으로의 나에게 굉장히 큰 자산이라는 것.

2005년 6월 30일,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결정에 분개하며 내 인생의 목표를 정한 이래,
'내가 대한민국의 교통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고 싶다'라는 꿈은 변한 적이 없습니다.

철도에 관심을 가진 상태에서 내 목표를 설정했지만
우리나라 교통정책상 최고 취약지인 양양(2011년 6월~2013년 6월)에서 공병 중위로 군생활을 마쳤고,
2014년 10월쯤 동남권 신공항 논란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철도에서 항공으로의 컨버전을 겪고,
2015년 6월 한국공항공사에 입사하고 무안공항(2019년 2월~2023년 1월)에서 근무하면서
같이 근무했던 이들에게 '일이 엉성하기는 할지라도 인간적으로 미워하지는 못할 사람'이 되기까지.
꽤 많은 노력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고, 지금도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다만 2023년 2월 4일 지금 위치에서 뒤를 돌아보니 생각보다 밭갈이가 잘 되어 있습니다.
그리 이번 복학으로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과 박사과정(파트타임)으로 2023년을 시작하게 되네요.
어딘가쯤에서 나를 찾을 사람들이 반드시 생길 것 같아, 이제는 '이런 내가 있다'라고 나를 PR하기도 합니다.
낭중지추라고 했었죠? 내가 최소한 누군가의 주머니 속에라도 있다면,
주머니 속 송곳같이 언젠가는 누군가가 주머니를 뒤지다가 나를 쓰게 되지 않을까요?

 

2023년 1월 27일자 인사발령로 올라오게 된 김포공항.
이번에 저는 제가 신입때 최초 근무했던 부서인 에어사이드운영부(당시 항무팀)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초 근무했던 에어사이드운영센터(당시 항무통제실)에서 일근으로 일합니다.

사실 이 부서에도 많이 울고 웃었던 여러 가지 기억들이 있으나, 지금 와서 보니 재미있네요.
제가 무안으로 떠나기 직전쯤 들어왔던 부서 막내는 이제 이 부서의 주축이 되어 있고,
또 제 자신의 이력 때문인지 남같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분명히 나는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수많은 일들과 기억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을 보니 제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나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아마 올 한 해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전 본사의 몇 부장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제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즐거운 에어사이드 생활"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괜찮은 모토라고 생각해서 올해는 그 마음 새기면서 살아가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안공항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난 2023년 1월 21일 07시에
관계기관 직원들에게 보낸 단체 문자메시지 내용을 여기에 싣습니다.
잊고 있었던 꿈이 다시 떠오른 만큼, 일상에 더욱더 매진해서 제 꿈을 위하여 나아가야 할 것 같네요 :)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무안공항 운영부 보안담당 조운범입니다.
챙겨야 할 분이 너무나도 많아서 ^^;;; 부득이하게 단체문자로 인사드리고자 합니다.

2023년 1월 27일자로 인사발령이 나서, 1월 26일까지만 근무하고 무안공항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1월 31일부터 김포공항(서울지역본부)으로 출근하게 되고, 아직 세부 부서는 안 나왔으나 여기서 하던 일을 안 시킬 느낌이네요 ^^;;

일일이 인사하고 무안을 떠나는 것이 예의이겠습니다만, 만나지 못하는 분이 상당히 많을 것 같아 이렇게 먼저 인사드림을 양해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잘 해드렸는지, 혹여나 부담을 끼치진 않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무안에 있던 4년 동안 여러분들과의 기억은 아름다웠다고 그래도 말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회자정리(만났던 사람은 결국 헤어진다)라고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하나를 꼭 빼먹곤 하더군요. 거자필반(간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
계속 교류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언젠가 생각지 못했던 시점에 다시 만나게 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열심히 하다가 다시 만날 수도 있으니 절 잊지는 말아주세요.
혹시 모르죠. 제 목표가 이루어져서 정말로 9시 1분에 TV틀었을때 인사청문회 하는 뉴스가 나올지? ^^;;;;

그리고 인수인계서 작성 등등의 이유로 20일 숙직 - 22일 풀근무 - 24일 숙직 근무로 광주/무안에 잔류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얼굴 보고싶으시면 공항에 방문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25일에는 순천 출장이고, 26일까지만 근무하고 서울로 가니 그것도 참고해 주시구요 ㅎㅎ

여튼 설입니다. 근무하시는 분들도 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무탈히 근무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