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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정책평가

2009년 12월 1일 이루어질 열차시각표 개정 공고에 부쳐

최근, 2009년 12월 1일 DIA(열차시각표) 개정을 실시한다는 공고가 났습니다.
일반적으로 열차시각표 개정은 보통 부분개정의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열차의 예매를 잠시 블록하는 일은 잘 하지 않는데, 10월 1일부로 모든 열차의 예매가 막힌 것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이번 개정이 규모가 있어 보이는군요.
그런데 이 열차 시각표 개정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을 빠트리고 가면 곤란합니다. 코레일에서는 일반 여객철도의 정시율이 95%에 달한다고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만[각주:1],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잠재적인 5%의 원인인 여객열차와 수도권 전동열차의 경합으로 인한 지연, 그리고 대피선 운용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수정하지 않고서는 열차운행시간을 정말 "널럴하게" 짜지 않고서야 절대로 100%를 달성할 수 없을 겁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이제까지의 사례를 종합해 보면, 꼭 일반열차와 수도권 전동열차 간에 시각표가 어떤 형태로든 중복돼서 한쪽이 지연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2006년의 경우, 서울발 울산행으로 편성된 하계 대수송기간 임시열차였던 #4151열차가 정규 울-포 복합열차 바로 10분 뒤에 편성되질 않나, 그마저도 서울발 천안급행 열차와 똑같은 시각에 편성되는 엽기적인 사례까지 있었습니다.
#4151 새마을 열차는 영등포 정차 - 전동차(K1503)와 후속 KTX(#5)가 영등포 통과였기 때문에, 이 엽기적인 사례는 뒷 열차들에 엄청난 줄지연을 초래하는 원인이었습니다. 덕택에 당시 하계 대수송기간 동안 코레일로지스를 이용해 열차의 운행현황을 조사해 보면, KTX가 하위 등급의 열차 때문에 매번 5분 이상의 지연을 기본으로 달고 들어가더군요.
(실제로 VOC를 제기한 바가 있습니다. http://www.withKTX.net/2 참조)
이런 사례가 일회성이면 다행입니다. 그렇지만, 실상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정규열차까지도 열차시각표 중복에 시달리는 꼬라지를 보면 말이죠. 지금도 월요일에 운행되는 KTX #250열차는 천안발 서울급행과 상행 시각이 겹치는 바람에[각주:2] 광명에서 올라오는 KTX 열차가 무려 "수도권 전동차 때문에" 지연되는 웃지 못할 사례도 심심찮게 보인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영등포 - 광명 간에 운행되는 셔틀열차도 문제를 심심찮게 발생시키곤 합니다. 경부고속선에 진입하기 때문에 경부1선을 운행하는 일반열차들보다도 더 높은 순위를 받는다나요? 쩝.
사실 일반열차 - 전동열차 간에 시각표가 꼬이면 차라리 다행입니다만, 일반열차끼리 시각표가 꼬여버리면 그것도 골치아픈 일입니다. 실제로 예전에 열차시각표가 이미 발표된 시점에서 시각표가 중복되는 열차가 생긴 것이 발견되어 급히 시각표 수정이 이루어졌던 적도 있는 걸로 봐서는요.

이것 이외에도 코레일의 전형적인 대피선 운용의 미숙 때문에 웃지 못할 사태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창역에서는 하위 등급의 수도권 전동차가 본선에 대기하기 때문에 장항선 본선을 달리는 익산/서대전행 열차가 승차감과 속력 면에서 희생이 큰 부본선 (1, 4번 선로)을 이용해야 합니다. 게다가 선행 전동열차를 바로 4분 뒤에 출발하는 누리로(무궁화급) 열차가 추월하지 못해 아산에서 천안까지 '기어가야' 했던 사례까지 목격되고 있습니다.
(http://www.withKTX.net/195 의 이용후기 3번 참조)
이거 외에 중앙선 청량리 - 국수의 사례를 드는 것은 아주 귀가 따가울 지경이겠지요. 이쪽도 어지간히 장난이 아닙니다. 어떻게 상위 등급의 무궁화호 열차를 수도권 전동차가 비켜 주지 않습니까? 심지어는 본선에도 부본선에도 열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본선 운행을 시키는 엽기적인 사례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덕택에 청량리 - 덕소 복선화 개통 초반이었던 2005년 12월 열차시각표에 15분이었던 청량리 - 덕소 간 운행 시각은, 지금은 18분으로 늘어 있습니다. 빈발하는 지연을 단순히 "열차 운행시각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한, 아주 기초적인 악수를 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그마저도 지연되기 일쑤라는 거지요-_-;;;

원인은 뻔합니다. 일반열차의 시각표를 짜는 쪽은 여객사업본부이고, 수도권 전동차 등 광역철도의 시각표를 짜는 쪽은 광역사업본부이기 때문이지요. 이 둘 간의 이해 관계가 서로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빚다 보니, 자기 좋을 대로 시각표 짜다가 결국은 지연이 빈발하고, 결국 그에 따른 피해는 승객들이 다 보는 겁니다.
제발, 경부1선이나 중앙선, 장항선 같은 일반여객열차와 전동차가 경합하는 구간에서는 일반열차와 전동차의 시각표를 묶어서 함께 짰으면 합니다. 일반열차 승객들은 더 많은 돈을 내고 승차를 하는데도 하위 등급의 수도권 전동열차 때문에 불편을 겪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리고 대피선... 제발 어떻게 좀 해 보세요... 도대체 몇 번 씩이나 제 블로그에서 동일한 언급을 해야 합니까.

※ 본 게시물은 2009년 12월 1일 열차시각표 개정에 관한 제 의견을 코레일 고객대표 홈페이지에 올린 것을 편집하여 업로드한 것입니다.

 

  1. 그렇지만 5분 이내의 지연은 지연으로 치지도 않습니다. [본문으로]
  2. 둘 다 서울역에 07:26 도착입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합니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