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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정책평가

20090904. 인천국제공항철도 2차 토론회

저번에 제가 대학원에 가겠다는 나름대로의 선언 형식으로 쓴 글을 기억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의 일환으로, 철도와 관련된 것이라면 이제는 좀 학술적으로 놀아 보자...는 생각에 토론회나 세미나 등이 있을까 하고 알아보던 차에... 이런 것이 있더군요.

 

이 토론회는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_- 인천국제공항철도로 대표되는 민자사업의 문제점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에 대한 토론회였습니다. 다행히 제 이번 학기 시간표엔 금요일이 비어 있어서, 금요일에 열리는 이런 행사들에 참석할 수 있는 여유를 마련했지요.

 

이 포스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민주당 강창일, 김성순, 최규성 의원의 주최로 개최되었습니다.

 

넵. 인증샷.

강창일 의원의 개회사.

 

사실 토론회 내용 같은 것은 많이 기록을 해 두지는 못했습니다. 토론회 내용 기록 등의 부분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들을 확인시켜 주더군요-_-;; 덕택에 제가 여기에서 토론회의 내용 자체에 관련해서 뭐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몇 가지 주목해 볼 만한 포인트는 있었습니다.

우선, 한국철도공사 이철 前 사장님과 노조 직원들이 서로 화해의 제스쳐를 취했습니다. 최근 성과급 관련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또 부실투성이 공항철도를 코레일 쪽에 넘기려는 움직임까지 있다 보니 철도공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예전엔 적이었지만 이제는 뭉치겠다...라는 식으로 나오더군요. 어느 노조 간부에 의해 (누구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토론회 발제 시작 전에 발언했는데) "한배를 탔다"라는 표현이 등장했는데, 과거 이철 사장 시절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를 돌이켜 보니 어찌 생각하면 정말 아이러니컬하더군요. =_=;;;

연합뉴스 2009-09-04 : 이철 전 철도공 사장 "특별상여금 정당했다"

연합뉴스 2009-03-30 : 인천공항철도 재정 사업으로 전환

연합뉴스 2009-04-01 : 철도노조 "인천공항철도 인수 중단해야"

 

또,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 문제를 공기업 민영화의 빌미로 삼으려 하는[각주:1] 현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 의지가 상당히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대로 공항철도가 한국철도공사에 인수되어 버릴 경우, 한국철도공사의 부실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이 뻔한 상황입니다. 공항철도를 철도공사에 떠맡겨서 최소수입보장률을 90%에서 58%로 낮춘다는 것이 그의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지금은 민자라서 퍼줄 돈 다 퍼 주지만, 어차피 공사는 정부 산하이니 코레일에 인수시킨 다음에는 "그냥 너희가 부실 떠맡아라"는 겁니다. -_-;; 이렇게 되면 적자가 늘어나고, "2012년까지 흑자전환 못하면 민영화시켜버린다" 하는 정부의 엄포 현실화를 가속시키는 거지요. 아니, 정말 철도공사 민영화를 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 건가요.

그리고 점잖은 토론회였다면 듣기 어려운 "4대강 죽이기", "견찰" 등의 용어가 대놓고 등장하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웬일인지 국토해양부 관계자들과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들이 단 한 명도 오지 않았고, 다른 공사들에서 보내 온 화환들은 있었으나 한국철도공사의 화환은 없었다...는 것도 현 정부 성토장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는 드러내 주지 않나 싶습니다.

이 토론회에서는 부실화되고 있는 민자사업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과오를 인정하고, 국가가 수입보장 등의 계약을 파기하고 민자사업을 국가 소유로 완전히 되돌려라"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사실 그렇죠. 계속 이 '세금 먹는 하마'를 유지했다가는 결국은 지금 매수해서 위약금을 주더라도 더 이상의 쓸데없는 지출을 막는 것이 훨씬 더 나으니까요.

 

다만 문제가 있다면 이 토론회를 통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거나, 실제로 국정조사가 들어갈 경우에는 양 쪽 다 피를 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겁니다. 지금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만 해도 인천국제공항철도 사업이 시작된 1998년[각주:2] 당시 철도청장으로 있었습니다. 관점을 달리해서 볼 경우 "왜 자기가 저질러 놓고 이번 정부에 책임을 묻느냐"로 비칠 수도 있는 부분이라, 상당한 정치적 공방이 예상됩니다. 물론, 이게 엄청난 문제였다는 것이 밝혀진 다음에도 손 놓고 있는 현 정부는 까야 하는 것이 맞지만 말입니다.

 

이번 토론회는 무려 MBC에서 녹화를 해 놓았더군요.[각주:3]

토론회 참석 중 모바일 네이트온으로 CGX님에게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민중의소리 등에서 생중계까지 하고 있었을 정도라니, 중요성을 짐작할 만합니다.

한번쯤 보실 것을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 포스팅이 조금씩 조금씩 늦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바빠서 그렇습니다만, 바쁜 시간대 이외에는 거의 잉여질을 하고 있으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다음 포스팅은 아마도 Railro Project 2009 - Project 3가 될 것입니다.

(아마도라고 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포스팅 준비는 거의 되어 있으나, 다른 주제가 하나 생각났거든요.)

 

 

  1. 그쪽의 표현입니다. [본문으로]
  2. 김대중 정부 시절이죠. 민주당 집권 시기입니다-_-; [본문으로]
  3. http://imnews.imbc.com/news/forum/2432546_5492.html 에 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