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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멀리 떠날때/2007 Railro

Railro Project 2007 : Day 5 (20070808)

※ 빡센 일정상 5일차 여행기를 6일차에 업로드할 수 없으리라 판단하여 예약 포스팅으로 업로드합니다.

Day 5

S26. K1506 동두천급행을 타자!
집에서는 05시에 일어났다. 05시에 일어나서 목욕하고, 식사하고, 제대로 보지 못했던 인터넷도 보고 이리저리 뒹굴다가 07시 10분이 되어서야 집을 나섰다. 중곡역으로 걸어가 지하철을 탔는데, 평소 때의 미어터지는 7호선과는 반대 방향으로 편하게 올라와서 도봉산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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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근데 도봉산에 올라왔더니 비가 굉장히 많이 온다.

이런 날씨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사진이 제대로 나올지 원. 그 상황에서 전광판을 지켜보니 이번 열차가 동두천 급행이다. 이제까지 이 열차를 타 본 적이 없어서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그런데... 이때쯤 오는 치요아범의 문자. “나 이제 일어났어. 이번 거는 포기할게.”
...미치는 거다. 그 때 시각이 07시 50분이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그 때 왕십리에서 출발하면 절대로 동두천에 닿지 못한다. 결국 이번 신탄리행은 혼자 하는 것으로 결론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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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중기저항 똥차다 -_-;; 내가 가장 싫어하는 종류인데.

그런데 이 차, 빨리 가야 할 구간에서 빠르게 가지 못한다? 덕계역 공사 현장이야 그렇다고 쳐도, 정차역도 아닌 지행에서 멈추는 건 도대체 뭐하자는 건가. 배차 간격도 한 15~20분은 되었을 텐데. 앞 열차 추월도 없고 뭔가 재미없는 급행. 겨우 4분 줄어든다고 하는데, 급행 구간을 늘리든지 아예 없애든지 하는 식으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S27. 경원선 유람
#2055 (동두천 08:50 → 신탄리 09:35) \1,000 / 35.7km
#2060 (신탄리 10:00 → 동두천 10:43) \1,000 / 35.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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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열차 타러 갑시다 ♬

동두천에 가면 통근열차가 바로 한 대 기다리고 있다. 그 열차를 탑승하면 신탄리로 갈 수 있다. 의정부-신탄리 시절보다 승객도 많이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열차는 5량 편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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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행이어서 더 그랬겠지만, 정말 승객 없더라. 딱 한 명 타는 역도 있었고, 많아 봐야 15명을 넘지는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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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 지 1시간도 안 돼 신탄리에 도착했다.

신탄리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철도종단점을 향해 뛰었다. 열차 도착은 09시 35분, 돌아오는 열차 출발은 10시. 그런 상황에서 뛰지 않는다면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우산을 들고 뛰었더니 9시 40분에 철도종단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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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종단점 가는 길에 선로에 누군가 글귀를 써 놓았다. 나도 통일을 향한 염원을 담아 저기에 글을 쓰고 싶었지만, 비도 오는데다 시간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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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점 89.2km. 여기에 철도종단점이 있다. 철원까지 연장될 예정이라 이 종단점도 문산역 외곽에 있던 그것처럼 옆으로 밀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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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샷. 철도 종단 표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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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의 약도이다. 이렇게 가면 된다. 뛰었더니 5분이면 갔다.

철도종단점을 갔다 오고 있는데 웬 사람이 내가 있는 곳을 향해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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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돌아가는 저기 흰 옷 입은 사람.

알고 봤더니 단독으로 내일로 티켓을 사용하여 여행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역 플랫폼 내로 다시 진입하자 그 사람이 사진을 찍어 달라기에 나는 사진을 찍어 주었고, 사진을 찍어 주었으니 내 사진도 찍어 달라고 요청해서 난 신탄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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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 모습을 보니 ‘이건 좀 아니다’ 싶다 OTL

돌아올 때는 그나마 승객들이 많이 탔다. 휴가를 받은, 혹은 전역한 장병들이 많았다. 하지만 한탄강에서 승차한 사람은 제로. 이건 정말 아니잖아... -_- 정말 누구 말마따나 '3만원 벌려고' 이 열차를 운행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맨날 언론들은 코레일을 떄려 대는데 코레일은 이런 자선사업이나 강요받고 있다니 한숨만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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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으로 돌아와서 찍어 본 사진.


S28. 경춘선에서의 이야기
#1815 (성북 12:56 → 남춘천 14:39) \4,300 / 84.0km
#1832 (남춘천 19:15 → 청량리 21:06) \4,600 / 89.5km
솔직히 여긴 내가 정말 지겹도록 타는 노선이다. 대학 MT도 이쪽으로 집중될뿐더러, 내가 데이트를 위해 춘천에 자주 가기 때문이다. *-_-* 나는 경원선 쪽에서 돌아와서 치요아범과 다시 만나 점심을 해결하고 우리는 바로 경춘선에 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별 일 안 했다. 경춘선에서는 노트북으로 음악을 듣고, 또 이제까지 썼던 여행기들을 정리하는 일을 했다. 너무 익숙한 경치들이 많았기에 특별히 사진을 찍기도 뭐했고, 비까지 오고 있어 북한강을 찍는다고 하더라도 운치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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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5. 지금 조성되어 다니는 경춘선 편성 중 최악이었다!

#1815. 정말 객실 조성은 최악이었다. 6량 중 2량이 2x3[각주:1]과 관련된 객차였다. 참 골치 아픈 조성이다. 이 객차들은 출입문이 꺾어진 각도가 다른 종류의 무궁화 좌석보다 작다. 꼭 피해서 타라. 승차감이 정말 좋지 않다. 입석은 물론 좌석도 엄청나게 고생하는 객차이니까.
#1815의 승객 현황은 전형적인 경춘선의 승객 분포대로 나아갔다. 청량리나 성북에서 이미 입석을 채워서 온다. (청량리에서 좌석이 들어오지 않은 자리는 성북에서 다 들어온다.) 그러다가 젊은이들의 MT가 집중되는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린다. 정작 종착역인 남춘천까지 가는 승객은 전체 좌석의 반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경춘선에서는 장애인석이 있는 3호차가 가장 유리하다. (장애인석이 3호차에 있다는 것은 5량 이상의 열차가 운행되는 다른 노선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좌석은 장애인이 예매하지 않는 이상 발매되지 않는 좌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좌석이 꽉 차게 되더라도 이 좌석은 주인이 없다. 혹시라도 좌석이 비게 되면 차지해도 된다는 의미이다. 만약 좌석에 누군가 앉았다 하더라도 걱정할 것은 없다. 좌석 앞의 여유 공간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석이 있는 차량의 67/68호석은 휠체어를 놓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남춘천에 도착했는데 여자친구는 오질 않는다. 알고 보니 친구 집에서 택시 타고 나오는데 그때도 도착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10분을 더 기다렸더니 택시에서 나오는 여친. ~_~ 그런데 거기서 닭갈비를 먹으려는 계획은 좀 틀어졌다. 치요아범이 둘이서 데이트 즐겁게 하라며 돌아가서 경원선 타고 오겠다고 말해버린 것. 결국 여친과 둘만 남아서 우리는 비오는 날 춘천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_~ 저녁으로는 닭갈비 대신 막국수를 먹고, 나는 19시 15분 출발하는 #1832를 타고 돌아왔다.
최근 #1832를 탈 일이 많았지만. 오늘처럼 이 열차에 승객 없는 날은 처음이었다. 수요일이었기 때문인 걸까. 남춘천에서 좌석 현황을 확인해 보니 300석 넘게 남아 있다. 바로 출발 표로 발매되는 좌석이 생긴다고 해도 좌석이 꽉 차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정말로 대성리가 되도록 역에서 대기하는 승객들이 보이질 않는다.
여기서도 결국 할 일은 여행기의 정리. 오늘은 수도권북부지사 노선을 돌면서 휴식을 취하는 식의 일정이어서 여유가 조금 많은 편이었기에 5일차 여행기까지 정리해 두어 내일 올릴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치요아범의 하숙집으로 들어가서는 이 주변에서 술을 마시고, 우리는 다음날 여행을 위해 잠들었다.

  1. 수송력 증강을 위해 좌석 배열이 한 쪽은 2, 다른 한 쪽은 3이었던 객차이다. 즉, 개조 전에는 한 량에 90석이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좌석으로 인해 승객들의 불편이 가중되자, 이 객차들은 2-2 배열로 개조에 들어갔다. 그러나 어떤 객차들은 완전히 리뉴얼되어서 콘센트도 달리고 좌석 종류가 더 좋아진 반면, 나머지 객차들은 개조 비용이 없어서인지 좌석만 한 개씩 떼어 버렸다. 후자의 객차에 걸리면 정말 골치 아프다. 좌석만 하나 떼었기 때문에 좌석이 좁고, 또 승차감도 제대로 덜컹덜컹...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