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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철도판

작금의 철도동호인 사회의 현실과 관련하여.

이번에 할 이야기는, 이제까지의 제 블로그 운영 원칙과는 약간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쉬운 포스팅, 누구에게 이해할 수 있는 포스팅을 하자고 블로그를 하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지금 이 글을 올리게 되면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들을지... 짐작하기가 어렵네요.

그렇지만 쓰기는 써 봐야 할 것 같아서, 짧게 이야기해 봅니다.

 

※ 이번에 다룰 이야기는 제가 사석에서 몇몇 사람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했던 이야기기도 합니다.

 

철도동호인 사회가 워낙에 정보로 먹고 사는 곳이다 보니,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철도동호인 사회에 정보 유입을 선도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자기 입맛대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자기 주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하다 보니, 동호인 사회 속에서 분열은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바닥에 속이 넓고 포용력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아니, 그런 사람이 아예 없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겠지요. 덕택에 이 동호인 사회에서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내가면서 동호인 사회 전체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도 없다시피 합니다. 예전에 ARIAKE님이 자신의 글 ‘21세기 철도동호인 열전’에서 썼던 표현이 생각납니다. ‘놀이터 이론’ 이랄까요? 철도동호인 사회라는 그리 넓지 않은 범위 내에서 이런 상황은 대단히 불행한 것입니다.


또, 알려진 대로 철도동호인 사회에는 수많은 갈등들이 존재하고 있지요. 이제 잦은 오프라인 모임 등으로 정도가 약해지고는 있습니다만, 다음 철도동호회(Rail+)와 네이버 바이트레인, 그리고 이 이외에도 수많은 사례들이 이 사회의 분열상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갈등만 있다면 다행이겠지요. 꼭 어디에서 사건이 터졌을 때마다 나타나서 갈등의 골을 키우거나, 자신이 개념인인 양 어쩌고저쩌고 사설을 늘어놓는 이들이 있습니다. 레퍼토리를 보면 그리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인데 그 사이에서 갈등이 나타나는 게 아쉽다"느니 어쩌느니. 이들의 개입은 갈등을 해결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면서 그냥 옆에서 말리는 시누이 역할만 자처하는 상황처럼 보입니다. 디시인사이드 철도 갤러리에서 그 양상이 제법 잘 드러나지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지대에, 변방이다 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만 :D


더욱더 문제인 것은, 수많은 갈등 사례들을 해결하는 대안이 지금으로서는 대단히 원론적인 수준인데다가,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할 만한 사람조차도 없다는 겁니다. 누구도 이런 작금의 상황에 일정 부분 이상 책임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심지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조차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가 없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하나의 사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한 글이었지만, 작금의 현실에 대해 어떤 피드백이라도 여기에 오기는 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계속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때그때 일회성으로 문제제기되고 끝나고 하는 식으로는 절대로 논의가 진전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2009년 7월 12일, 논산훈련소에서 2주차를 마치고 보냈던 편지를 약간 수정해서 포스팅했습니다. 내용이 부실한 건 이해해주세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