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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가을날 새벽에 끄적이는 이야기

2025년은 정말 좌충우돌의 연속입니다.
업무가 바뀌면서 스케일이 좀더 커진 업무들이 왔다갔다하고 있고, 또 이전과는 다른 수많은 이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업무하며 만나는 상대방이 저를 정말로 예쁘게 봐 주고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행히 '소통해요~' 한다고 무조건 소통이 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상황에는 이르지 않아 정말 다행입니다.


여전히 답사를 다닙니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푸는 데는 꽤 좋은 방법입니다만, 체력이 예전같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1박2일로 다녀온다고 하더라도 만 24시간 안에 서울에서 목포 거쳐 보성을 갔다온다든가, 1박2일 정도로 부산을 다녀온다든가 하는 일들이 최근 많이 생기고 있으나, 확실히 이제는 제 몸이 20대가 아닙니다.

20250920, 신보성역.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을 위해 잠시 다녀왔습니다.

답사를 마치고 나면 골골거리고 있는 자신이 이제는 뚜렷하게 눈에 띕니다. 다음 날 반나절은 누워 있어야 겨우 정신을 차리게 되더군요. 지속적으로 답사를 계속하며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체력을 충분히 확보해야겠다는 아쉬움이 자꾸 늘어만 가네요.
60대에도 왕성하게 이 세상을 여행하는 멋진 분들을 많이 보는데, 제가 그 나이에 못 다니고 골골거리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정말 걱정스러웠고, 대처하기 어려웠던 금전적인 문제(...2022년 말에 회생을 신청했던 상태라고 블로그에 써 두었었죠. 이외에 여러 일이 겹쳐 2022년 말은 정말 다사다난했습니다...)도 이제 올해 말이면 끝이 납니다. 다행히 지금까지의 3년의 시간 동안 제 상황을 이해해 주고 다방면으로 물적, 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분들에 대해서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이젠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다고 보은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3년 YOLO(You Only Live Once! 그냥 막 쓰고 다니는 상태...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한 정도로 일이 정리되려고 하는 상태인지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앞으로 계획을 어찌해야 할지도 같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2026년은 2022년 말에서 2025년 사이에 있었던 인고(忍苦)의 시간의 찌꺼기들을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2026년이 제가 이제까지 어떻게 살았는지를 검증받는 또 다른 계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이 3년간의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지만, 앞으로 새로운 사람들도 올 테니.

* 그러면 그간에 답사는 어떻게 다녔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제가 평상시 하는 답사에는 항상 2명 이상이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직접 운전을 하면서 왕복 교통비(기름값 + 통행료)를 부담하면 동승자가 나머지를 대며 다녔습니다. 간혹 동승자가 교통비를 찬조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리고 숙소가 필요하면 화물차라운지 등 최대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를 찾아다녔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숙박세일 페스타가 종종 열리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긴 했네요.


그래도 그 동안에 박사학위 코스웍을 어떻게든 마친 상태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2026년 2월에 박사 졸업 가운 입고 싶었던 목표는... 약간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석사 때도 제때 바로 졸업 못했다...(2015년 8월 졸업이 제때였는데, 한국공항공사로 들어간 지 2년 후였던 2017년 8월에야 졸업했습니다.) 라고 자기합리화 중이기는 합니다만, 석사 졸업 때는 당시에 갑자기 교대근무를 들어가게 되어서 연구실 출근을 하기가 수월했던데다 설문조사도 RP(현시선호: Revealed Preference - 개인이 선택한 대안에 대한 자료만 있는, 일반적인 설문조사) 자료를 썼었기에 지금하고는 상황이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이번에는 그 석사논문과 하나의 이야기로 글을 이어보고자 박사학위 청구논문의 데이터는 SP(Stated Preference) 조사를 통한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었는데, 선택실험에 대한 공부를 하려다가 지쳐버리는 제 자신도 보이는데다, 현재 논문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여럿 있는 지금의 사정상 아무래도 논문을 다음 학기로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때의 내가 어떻게든 해 주겠지....라고는 생각하지 말아야겠지만 여유있게 겨울까지는 예비발표 때 코멘트를 반영해서 설문지와 설문 대상을 완성해 놔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을 하나 사 두었는데 '어 빨리 읽히겠네' 하고서 덮어두고 있던 것도 이젠 열어서 내용을 숙지해야겠습니다. 4월부터 6월 석 달 사이에 승부를 보아야 하니까 말이에요.

그러고보니 주제 묻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중간발표 전까지는 공개적으로 포스트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방법론은 나온 상황이지만 설문 대상 등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주제를 공개해 버리면 누군가가 쓰는 경우도 결국은 발생하더군요. 2014년엔가 환승저항 이야기를 논문으로 해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가 방법론 공부가 안 돼서 실행에 못 옮긴 적이 있었는데, 누군가가 잘 써먹어서 좋은 논문이 되는 걸 보고서 땅을 칠 정도는 아니었으나 후회를 좀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시 한번 쓰지만, 2025년은 정말 좌충우돌의 연속입니다.
2025년 한 사이클을 제대로 다 돌 때까지는 여전히 좌충우돌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 좌충우돌을 최소화하는 것을 올해 남은 기간의 목표로 삼아야겠습니다. 최소한 2026년이 올해보다 밝고 활기차게 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니, 그 2026년을 맞이하기 위해 지금의 나를 잘 갈고 닦아 두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덧. 종종 제 블로그를 읽는다는 분들이 주변에 계셔서 요새들어 더 긴장하면서 글 쓰는 중입니다. 가끔씩 "너는 그렇게 철도 쪽에서 이것저것 많은 취미활동을 해 놓고 어쩌다가 항공으로 왔어?" 라든가, "야 글 좀 써..."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한편으론 반갑지만 또 한편으론 무섭습니다. 쓸 수 없는 거 빼고는 웬만하면 기록으로 남겨 놓으려 하는 주의입니다만, 약간의 긴장감도 괜찮네요.
퇴고를 오래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글에 이야기를 담은 이상 모든 이야기가 결국은 이어져야 하기에, 계속 글을 만져서 하나의 완성된, 그리고 읽을 만한 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친하게 지내는 동호회 동생이 책을 내서, 다음 글로는 서평을 하나 써야 하겠군요.
대학생 때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서평인데, 잘 써질까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