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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sonic/학교이야기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통전공 입학후기 (1)

나름대로 '교통정책 결정자가 되겠다'는 인생의 장기 플랜을 갖고 살아왔지만, 그 길이 순탄하게 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2003년부터 시작한 철도동호인 생활. 2005년 호남고속철도 분기역 사태.

그리고 공부한 사회학. 교통정책의 결정자가 되겠다고 들어간 교통전공 석사과정.


사실, 2년 겪어보니 대학원이라는 곳이 그렇게 쉬운 곳은 아니더군요.

2009~2010년 당시, 저는 '이 길밖에는 없어'라는 생각에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애석하게도 지금은 수료 상태로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


문과에서 이과로, 육상교통에서 항공교통으로. 그렇게 여러 번의 컨버젼을 거쳤지만,

확실한 건 '교통만이 내 길이다'라는 생각이죠.

적어도 지금 택한 이 길에는 자부심이 있고, 이 부분에서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게 하겠다는 그런 자신감이 있습니다.


저도 쉽지 않았는데, 주변에 이렇게 쉽지 않은 길을 찾아 가려 하는 친구들이 꽤 여럿 있더라구요.

환경대학원 교통전공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던 차에 학과 내에서 후배들이 정리한 입학 후기가 몇 개 있네요.

혹시나 더 생생한 이야기가 필요하시다면, korsonic@airport.co.kr 으로 연락주세요.


학부전공: 교통공학


저는 학부 때 교통공학을 전공하며 수 년 간 교통만을 생각하며 살다보니 자연스레 교통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였습니다. 좀 더 교통을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원을 찾던 중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교통학이 개설되었고 도시, 환경 등 다른 전공과 융복합하여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와 닿아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입학 전에 교통전공 홈페이지의 글자 하나하나를 유심히 읽으며 어떤 것을 공부하고 있는지 조사하였고, 또 어떤 교수님들께서 계신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교통을 전공했다고는 하지만 석사과정을 이수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에 방학 중에 교통기사 문제집을 풀며 교통학 지식을 쌓았습니다.


환경대학원에 진학하려면 텝스 501점을 넘어야 해서 학부 마지막 학기에는 두어 달간 텝스 스터디를 했습니다. 실전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고 매일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단어를 외웠습니다. 사실 입학기준인 501점을 넘기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입학 후 졸업기준인 601점을 넘는 것이 저에겐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학기 중에 수업과제와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텝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교통전공 안에서 함께 텝스를 공부할 스터디 그룹을 결성할 수 있었습니다. 실전문제를 풀며 연습한 결과 한학기가 끝날 무렵에 텝스 676점을 받았습니다. 제 경험상 환경대학원에서 수학할 계획이시라면 반드시 입학 전에 601점을 넘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자기소개서 및 연구계획서를 준비하면서 학부 때 특별히 경력을 쌓은 것이 없어서 난감하였습니다. 하지만 교통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경력사항에 수업시간에 어떤 것을 배웠고 어떤 실습을 했는지 세세하게 전부 적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교수님께서 면접 때 제가 쓴 글을 유심히 읽으시고 제가 들었던 수업과 실습경험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면접에서는 영어 자기소개 및 향후계획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라는 질문하셨습니다. 조교님께서 영어면접을 할 수도 있다고 면접장에서 말씀을 해주신 덕분에 당황하진 않았으나, 미리 대답을 준비하지는 않았던 터라 갑자기 영어가 떠오르지 않아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그냥 한국말로 하라고 하셔서 위기를 모면하기는 했지만 입학을 준비하신다면 가벼운 자기소개나 향후 계획 정도는 준비해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입학 후에는 공부와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신입생의 패기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처음보다 성장한 것 같아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교통학에 대한 열정만 가지고 계시다면 입학 후 충분히 전문 교통인으로 성장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학부전공: 경제학 


저는 학부 때 경제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사회현상을 수식과 그래프 등으로 표현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지만 동시에 경제학 이론들이 많은 경우 현실을 반영하기보다 이상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를 졸업한 이후에 그 동안 배운 경제학적 이론이나 경제학적 마인드를 직접 부딪치며 경험할 수 응용분야를 석사과정에서 더 공부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도시, 교통이라는 세 가지 전공분야를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환경대학원에 가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공간에 대해 실제적인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도시계획 전공에 입학할 생각이었지만 알아보는 과정에서 도시계획 전공은 주로 설계, 건축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통학 전공에 교통경제 연구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교통학 전공으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생소한 전공이다 보니 지원 전에 교통과 관련된 학회지에 실린 논문이나 칼럼 등을 많이 읽으면서 준비하였는데,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소개서에는 학부 때 공부한 내용, 진로를 정하게 된 계기와 생각 등을 솔직하게 적었고, 영어점수는 텝스 대신 토플 점수를 제출하였습니다. 면접은 처음에 들어가자마자 교수님께서 자기소개와 동기를 영어로 말씀해보라고 하셔서 좀 당황하긴 했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차근차근히 말씀드렸습니다. 영어질문 외에는 주로 자기소개서에 적힌 내용을 물어보셨습니다. 


입학 후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교통공학 같은 전공과목을 공부할 때 좀 해매기도 했지만 수업을 듣고 논문들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적응하게 되었고 교통경제와 같은 과목들을 들을 때는 타 학우들 보다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대학원의 최대 장점은 교통전공 외에도 도시와 환경전공에 다양한 수업이 있어 도시공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영어점수는 최대한 높게 받아 두고, 기본적인 교통 관련 용어들을 알고 오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