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2014년)는 4월 1일부터 12월 23일까지 판매하는군요. 판매처는 여기를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일본에는 육갑산(六甲山)이 있습니다.
사실 발음으로는 "롯코 산"으로 읽습니다만, 한자를 그대로 우리식으로 독음하면 그냥 "육갑산"입니다.
이런 말 더 했다가는 제 주변에서 저를 죽이러 올 기세(...)지만, 어쩔 수 없군요. 일단 글은 써야 하니까!
보통 롯코 산에 갈 때는 해안 쪽에서부터 접근을 하는 편인 것 같은데, 3월 8일 고시엔에서 야구를 보고 일정이 하루 밀려버린 저로서는 그런 여유 있는 접근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귀국 비행기를 타야 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일정을 압축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게 되지요.
전날 기껏 롯코케이블카까지 갔더니, 운휴 운휴 운휴... 에이 몰라 안가.
덕택에 저는 숙소인 캡슐호텔에서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신사이바시에서 우메다까지 미도스지선을 타고 와서... 가는 곳은... 한큐!
아침에 아리마온천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고베로 향해야 합니다.
전날은 한신을 이용해서 고베를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이번엔 한큐를 타 보겠다는 생각으로 한큐 전동차에 올랐습니다. 전동차는 06시 25분 신카이치(新開地)행 특급 열차. 제가 타려는 고베 전철을 Paid Area를 나가지 않고 환승하려면 고속고베(高速神戸)역까지 가야 합니다만, 전 간사이 스루 패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베산노미야(神戸三宮)에서 내립니다.
내리니까 청소차가 저를 반기네요. 내가 이렇게나 빨리 움직였나.
사실 구글 지도로 길안내를 받아도 최단경로 안내는 고베산노미야 역에서 내리라고 나옵니다. 지하철이 호쿠신 급행전철 선로(北神急行)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고베시 지하철야마테선(山手線)은 신칸센이 정차하는 신고베(新神戸)역까지 갑니다만, 여기에서 롯코 산을 뚫고 8분 정도 가면 타니가미(谷上) 역이 나옵니다.
아리마온천에 가기 위해서는 타니가미에서 고베 전철로 환승해야 합니다. 사철끼리의 환승이지만 교통카드를 찍고 갈아탈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요금표에 반영이 되어 있거든요. (.........) 열차는 7시 01분 산다(三田)행 준급입니다.. 아리마-산다선이라는 운행계통으로 다니며, 아리마구치(有馬口)에서 아리마온센(有馬温泉)까지는 별도의 셔틀 전동열차로 다니므로 일단은 이 열차를 타고 아리마구치까지 가야 합니다.
하지만 준급이라는 표현은 고베 전철에서는 낚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일부 정차하지 않는 역이 있기는 한데, 고베 시내 구간에서 정차하지 않는 것이라서 우리가 가는 구간에서는 준급을 타나 보통을 타나 똑같으니 먼저 온 거 그냥 타고 가면 되겠습니다.
15분 가량을 달려 아리마구치에 도착한 열차는 잠깐 그 자리에 멈춰 섭니다. 왜냐면 여기서부턴 단선 구간이거든요.
유명한 온천의 입구 역할을 하는 역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역은 허름했습니다. 하긴. 진짜 입구는 아리마온센 역이니까요.
아까 열차가 멈춰 섰다고 했지요? 상황을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아리마온천에서 내려오는 열차와 저렇게 회송해서 나온 신카이치행 열차는 서로 이어달리는 역할을 합니다. 유명 관광지라고 아리마온센에 열차를 몰빵했다가는(...) 배차간격도 안 나오는데다 적정 편성규모를 넘어버리니 나름대로의 고육책을 썼다고 봐야겠지요.
5분 정도 열차를 타고 더 올라가면 아리마온센 역이 나옵니다. 전형적인 터미널 양식의 역입니다.
여기서 운임표를 보니 참 후덜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한큐와 한신의 우메다역까지 가는 운임도 같이 표기가 되어 있는데, 전 1000엔을 넘어가는 운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침이라 배가 고파 역 앞 LAWSON에서 삼각김밥을 하나 사 들고 올라갑니다. 아침 7시 반에 도착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거리가 조용하고 정돈된 모습이었습니다.
올라가 보니 한큐버스 터미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보니 JR버스도 오사카역에서 아리마온천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습니다. (JR버스는 별도의 터미널이 없습니다.) 제가 했던 것처럼 여러 번 전철을 갈아타기가 귀찮다면 버스로 접근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제가 가려고 했던 곳은 킨노유(金の湯)입니다. 여기가 아리마온천의 원탕으로 분류되거든요. 하지만... 너무 일찍 왔던 게 문제였나 봅니다. 8시에 오픈한다는데, 도착한 시각은 07시 40분.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긴노유(銀の湯)까지 가는 길에는 온천을 발견한 기념으로 신사와 절이 지어져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다 둘러보면 좋겠지만, 저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질 않아서 (......) 그냥 무엇이 있나 보는 정도만 하고 말았습니다. 8시 맞춰서 적어도 온천에 몸은 담그고 가야지 않겠어요?
그리고 또 올라가면서 발견한 온천수의 원천.
킨노유는 온천수를 가공해서 제공하는 온천이고, 가공을 하지 않고 제공되는 온천이 긴노유라는 것 같습니다.
긴노유 도착. 그런데 여기는 9시부터 문을 엽니다. -_-;;
여는 시각을 딱히 알아보지 않고 갔었는데, 제 남은 시간을 고려해 봤을 때 9시에 저기가 문을 연다면 긴노유를 이용했다가는 남은 일정이 감당이 정말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마침 시간도 킨노유가 열 시간이 되었네요.
내려가다 보니 이런 것도 있습니다. ㅎㅎㅎㅎ... 여기서 온천수를 최종적으로 가공하는 듯.
내려가 보니 이제 족탕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한 3분쯤 남아 있는고로(...) 잠깐 족탕에 발을 담궈봅니다.
어디서 왔냐, 그리고 카메라 그렇게 들고 물에 들어가니 위험하지 않냐 이런 이야길 동네 할머니들이 하시던데, 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알아는 들었는데 왜 답을 하지를 못하니 ㅠ_ㅠ 내 일본어가 짧아서 제대로 대답 못해요 하는 말만 연신 할 수밖에 없었네요. 그리고 8시 되자마자 곧바로 짐싸들고 킨노유로 고고.
역시 역사가 오래 된 곳이긴 한가 봅니다.
아리마온천에 관해 언급되었던 신문기사들이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띕니다.
입욕권은 650엔인데 간사이 스루 패스를 제시하면 20% 할인해서 520엔이 됩니다. 단, 킨노유와 긴노유를 모두 갈 수 있는 티켓을 자동발매기에서 끊을 수 있는데, 그거 끊으면 이미 할인이 들어가 있어서 간사이 스루 패스랑은 관계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아, 그리고 수건은 셀프로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구입하면 200엔입니다.
그리고... 아리마온천 명물 '아리마 사이다'. 250엔입니다만, 초정탄산수 생각하고 먹었는데 생각보다 몇 배는 맛있더군요. 이 주변에서밖에 팔지 않으니 혹시 가방 사정에 여유가 되면 꼭 사갈 것을 추천합니다. ㅎㅎㅎㅎㅎ...
아무래도 이야기가 꽤 길어져서 -_- 롯코-아리마 로프웨이 이야기는 다음 글로 분리해서 써야 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