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lro Project 2009 : Project 6 - 새로운 희망을 보다, 희방사역
Korsonic
2010. 6. 27. 19:01
입영훈련 가기 전에 하나는 써 놓고 가야겠습니다.
2009년 여행기를 아직까지도 다 쓰지 못하고 간다는 게 얼마나 골치아픈 일입니까... -_-;;
이것저것 바쁘다보니 이것저것 다 귀찮네요. 젠장.
그래도, 적어도 4박5일+1박2일 여행이었으면 4박5일 파트는 끝을 내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휴.
사실 Project 8까지만 쓰면 사실상 끝인데... 입영훈련 하루 전이라니... 하루 전이라니... ㄱ-
이러다 Railro Project 2010은 가능할까요?
Railro Project 2009 (20090806 ~ 20090812)
- Project 1 : 마산야구장에 가다 (20090806)
- Project 2 : 부전에서 목포까지, 근성으로 타는 경전선 (20090807)
- Project 3 : 충북선 저녁열차, 로컬선에도 빛이 들려면 (20090808)
- Project 4 : 산골짜기 한가운데, 아우라지에 가다 (20090809)
- Project 5 : 가 보기 힘든 간이역, 승부역 (20090809~10) - Project 6 : 새로운 희망을 보다, 희방사역 (20090810)
- Project 7 : 장항선 유람 - 이설 그 후 (20090811)
- Project 8 : 섬진강 기차마을, 3년 전과 지금은? (20090811)
- Project 9 : 철도문화체험, 연산역에 가다 (20090812)
사실 영주에서 제가 해야 했던 일은 중앙선 고속화 관련 토론회, 발표회 등의 책자(2009년 4월 15일, 그리고 6월 25일에 토론회가 있었습니다)를 얻는 일이었습니다. 제 출생지기도 한 미니스케일 도시 영주. 영주시의회까지 가서 어머니 고등학교 동기분의 도움을 얻어 자료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자료를 미리 요청을 했었는데, "이 동네 철도에 그렇게까지 관심을 가진 사람이 있었냐"는 영주상의 쪽의 반응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예전에 오송 관련 문제에 제가 나섰던 것과는 약간 다른 양상인지라 여기에 끼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더랍니다.
어쩌다 보니 점심으로 추어탕까지 얻어먹고, 저는 다시 제 갈 길로 갑니다.
허름한 건물입니다.
입구 역시나...
영주여객 터미널은 영주의 구도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구성오거리에서 영동선 철로를 건너면 위치하고 있는, 꽤나 허름한 건물입니다. 사실 80년대 이후에 발전이 정체되어 버리고 되레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영주시의 현실을 매우 잘 반영하고 있는 건물이 아닌가...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원래 영주여객이 민영이었던 것 같은데, 또 어느새 보니 공영으로 전환되어 있는 걸 보면 말이죠.
흔하디 흔한 33번이 아니고...
25번을 타야 합니다.
여기에서 타야 할 버스는 희방사 방향으로 가는 25번 버스입니다. 25번은 풍기까지 가는 22번, 혹은 소백산풍기온천 올라가는 24번에 비해서 운행되는 대수가 굉장히 적은 차입니다. 하루 13회 운행되며, 배차간격도 60~90분의 막장[각주:1]을 자랑하죠. 하기야 소백산국립공원 가는 등산객이 매일매일 꾸준한 거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죽령을 굳이 올라갈 차가 얼마나 될까요.
사실 굳이 희방사역을 가야 할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역 이름이 바뀌는 곳이다". 생각 외로 소백산이 철도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보니, 경북본부(당시 경북북부지사)에서 등산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나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더군요.
내리면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속도로 밑의 철도. 그림같군요.
희방사역에 가기 위해서는 풍기온천을 지난 다음, 수철리 정류장에서 하차해야 합니다. 물론, 농어촌버스라 그런지 안내방송은 나오지 않기에 전 기사님에게 물어물어 내려야 했습니다. 죽령. 이 험하디 험한 고개 사이에 희방사역이 있습니다. 수철리 쪽으로 난 길을 따라 5분쯤 걸어가면 희방사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희방사역입니다. 이미 역명판이 바뀌어 있죠.
역 바로 앞엔 소백산 등산로 안내.
역무실도 좀 한적합니다.
열차시각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소백산이 분명히 국립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역 이름도 소백산역이 아니고 했기 때문에 이제까지는 그냥 통과해야 할 텐데 서는 간이역... 정도의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었을 겁니다. 덕택에 희방사역은 많이 한적합니다. 다만, 이제는 소백산역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의 시도를 하면서 역 앞을 많이 정비해 놓았습니다. 소백산 등산로 표시도 있고, 열차시각도 이제는 수도권 주민들의 등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청량리에서 희방사까지 기차로 3시간을 가야 합니다만 이제는 "아침에 갔다 저녁에 돌아오는" 패턴이 가능해지고, 중앙선이 도담까지 복선화되면서 소요시간도 더욱 단축될테니, 소백산도 이제는 등산하기에 경쟁력 있는 산이 아닐까요.
다만 전산이 반영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권기를 조작해 보니 증산역은 "곧 민둥산역으로 역명이 바뀐다"는 부기가 밑에 떴는데, 희방사는 그렇지 않더군요.
희방사역에 오자마자 역장님에게 인사를 드린 덕분인지는 몰라도, 플랫폼에 들어가 사진 촬영을 하는 것도 허락을 받을 수 있었고, 또 열차가 오기까지 1시간 이상을 역무실에서 쉬어 갈 수도 있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당시 희방사역장님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아래 있는 것은 대기하는 중에 찍었던 사진들입니다. 그럭저럭 괜찮아 보여서 이렇게 수록합니다.
16시 06분. 제가 타고 돌아올 #1608 열차가 들어옵니다. 마침 희방사에서 교행을 하다 보니, 양쪽에 열차가 모두 정차하는 풍경이 벌어지더군요. 생각해 보니 이참에 그냥 양 열차 모두 희방사에 정차하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등산객들 중에는 저녁에 왔다가 하루 쉬고 다음날 등산하는 패턴도 있지 않던가요?
정말 중앙선 구간엔 웬일인지는 몰라도 내일로티켓 승객이 별로 눈에 띄질 않더군요. 평일 서울행이라서 그랬는지는 또 모르겠습니다만, 생각 외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원주부터는 정말로 실수요자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집니다.
그리고 여기서 확인할 수 있었던 엄청난 문제. 핸드폰이 제대로 작동하질 않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죠. 안그래도 터널이 많은 중앙선이니, 딱히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은 제대로 무선 통신설비가 작동하리라 생각하면 안 됩니다. 특히 더 문제였던 것은 카페객차 내 인터넷도 터널구간만 지나면 먹통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15분에 500원인데, 그 15분 중 절반 이상 인터넷이 안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답이 안 나옵니다. -_- 다만, 익히 알려진 엄청난 터널구간인 죽령터널과 같은 경우는 통신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터널이 너무 길어서 신경 좀 쓴 듯.
한편...
중앙선 복선화 공사가 한창이던 용문부터 열차 다니는 꼴이 말이 아니더군요. 양평 - 용문 구간은 아직 공사가 덜 된 상태로, 신선로와 구선로를 왔다갔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괜찮...은데, 운길산역을 지나고 나니 이제까지 일어났던 지연운행을 모두 회복하고도 열차가 느릿느릿 움직입니다. 보나마나 앞에 있던 전동차를 대피시키지 않은 탓이었겠지요. 전동차를 추월하는 꼴을 단 한번도 못 봤으니까요. 망우, 중랑 부근에서 또 저속운행하고도 결과적으로 청량리역 도착은 1분밖에 지연되지 않았습니다. 열차시각표상으론 틀린 게 없지만, 이렇게 승객에 답답함을 주는 열차관제는 도대체 누가 하는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량리역에 도착하면서 일단 Railro Project 2009의 4박5일짜리 1막은 끝이 났습니다. 6, 7일차 일정은 크게 힘들게 만들어 놓지는 않았었습니다만, 힘이 좀 들다 보니 일단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집에 일찍 들어갔습니다. 쉬어아죠. 물론 이번엔 친구집, 후배집 등에서 건너뛰기로 수면을 취하긴 했지만, 피곤한 건 어쩔 수 없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