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산천의 네이밍, 목적은 별도 ‘등급’의 구분이다?
KTX-산천으로 명명된 KTX-II 차량은 내장이라든지, 일반객실 내부의 콘센트 사용가능 여부 등에서는 기존의 KTX 차량과는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주경제 신문기사에 등록된 그 사진과 동일합니다. 사실 제가 메모리카드째 제공한 사진이거든요.
하지만 공모를 통해 선정된 KTX-산천이라는 네이밍이 KTX-II의 별도등급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솔직히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철도공사 홍보실에서는 KTX-II의 열차이름을 따로 지은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반실의 명칭 변경에서부터 차량명 기준의 별도등급화의 시도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 KTX-산천 우등실의 운임은 KTX 일반실 순방향 좌석의 운임과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앞에서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객실의 명칭이 ‘일반실’이 아니고 ‘우등실’입니다. 이는 코레일에서 운임을 별도로 받으려는 의도를 보였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1
실제로도 발권시스템 등에서는 일반실과 우등실이 다른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 둘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은 모바일 승차권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KTX-산천 영업개시 때 모바일 승차권을 통해서는 아예 KTX-산천 열차를 예매할 수 없었습니다. 전산상으로 ‘우등실’을 새로운 분류에 반영해야 할 정도로 이 차량이 기존 KTX와는 차이를 보인다는 뜻이겠지요. 설마 기존 KTX 차량이 개조되면 기존 KTX의 일반실을 우등실로 재분류하고 운임을 더 받으려는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또, 기존 KTX 차량에 별다른 네이밍에 대한 시도가 없었다는 것도 차량명을 기준으로 별도등급화를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설을 뒷받침합니다. 신칸센은 새로운 차량이 만들어지면서 기존 차량이 0계로 분류되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오고 있습니다. 기존 KTX도 분명히 현재 영업운전에서 잘 다니고 있는 차량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철도공사 측에서는 아직도 기존 KTX 차량에 대한 별도의 네이밍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KTX 열차의 정차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같은 KTX 안에서도 열차등급의 분리는 필연적입니다. 그렇지만 어째 별도등급화로 보이기를 원치 않는다는 말을 하고서도 별도등급화를 시도하는 듯한 모습이 좀 씁쓸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제 오송역과 김천구미역의 영업개시가 이루어지고 나면 그때 가서 별도등급화를 고민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텐데요. 쩝.
- 실제로도 운임을 별도로 받으려고 이사회에서 준비를 다 해놓고 있었는데, 2월 11일에 국토해양부에서 “안돼” 하면서 제동을 걸어버렸죠.